싱싱한 수산물 펄떡, 유통단지 부지로 '연안부두' 눈길

연안부두, 전국 활어 유통 절반·연 5000억 매출

낡은 시설과 접근성 떨어져 경쟁력 저하 고심

유통단지 추진 … 예산 등 이유로 25년간 무산

수산인, 제1 여객터미널·배후부지에 건립 촉구
▲ 혼잡한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전경. 수산인과 인근 주민들은 연안여객터미널을 이전이 완료된 제1국제여객터미널로 옮기고 주변에 수산물 유통 전문단지 건설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천일보DB

 

전국에서 키우고 잡은 수산물이 인천수산물유통조직과 인천종합어시장을 통해 2500만 수도권 시민에게 공급되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되고 낡아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인천지역 수산업계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인천종합어시장과 인천활어도매시장 등을 통합하는 수도권 수산물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시도는 1995년부터 25년간 6차례나 무산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생산자가 키우거나 잡은 수산물을 제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신선한 수산물을 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야 수산업 전체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수산물시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연안부두, 연간 5000억대 부가가치 생산지

인천연안에서 잡힌 자연산을 경매해 유통하는 인천수협 활어 공판장이 있던 연안부두는 양식산업의 발전으로 도매업체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20여년전 연안부두에 제1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서면서 매립과 함께 바닷가에 철책이 들어섰고 바닷가 앞에 성업중이던 대형 횟집들은 수산물 도매업체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형성된 인천지역 수산물 유통업계는 인천지역을 대상으로 한 소매업뿐 아니라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영·호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횟집에 납품하는 전국구 도매업체로 성장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전국 활어 유통 물량의 절반 가량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인천수산물유통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수산인들은 연안부두가 연간 5000억원대 부가가치가 생산되는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연안부두를 중심으로 한 도매업체의 매출액은 143개 사업자 3800억원 규모다. 꽃게철에만 800억원 시장이 형성되며, 인천종합어시장을 통해 연간 1000억원 매출, 낙지, 킹크랩, 냉동수산물까지 합하면 연간 5천억원대의 매출이 발생된다고 한다.

연안부두 활어도매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 접근성 좋고, 해수취수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를 통해 중국을 통한 수산물 수입이 용이하고 남북교류 시기에는 북한으로부터 수산물 수입도 대부분 연안부두를 통해 이뤄졌다.

인천~제주간 카페리를 통해 제주의 양식 및 자연산 수산물이 인천을 통해 수도권으로 유통됐고 현재 여객선 대신 화물선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수협의 수산물 유통·가공시설이 인천항에 들어선 이유이기도 하다.

해수가 필요한 수산물유통에서 인천을 거치지 않고 유통되는 수산물은 그리 많지 않다. 일반 소비자가 양식장에서 올라오는 활어를 전량 직접 구입하지 않고 소품 포장단계를 거치 듯 인천지역 도매업체를 통해 수도권에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산물유통업의 발전은 생산자가 키우고 잡은 수산물을 제값받고 판매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신선한 수산물을 정직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전국에서 키우고 잡은 수산물이 인천수산물유통업협동조합 조합원과 인천종합어시장을 통해 2500만 수도권인구에 공급되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인천수산물업계의 경쟁력을 갉아 먹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 수산물 유통단지, 25년간 6차례 무산

연안부두에 수산물 전문 유통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여러차례 있어왔다. 수산물 유통업계에서는 25년간 6차례나 무산됐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역설적으로 이는 수산물 전문 유통단지의 필요성은 이미 검증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1995년 인천종합어시장과 인천활어도매시장 등을 통합한 인천수산물유통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무산됐다. 2003년에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나서 수협중앙회 부지를 매입해 인천통합어시장 건립을 추진했으나 매입가 협상단계에서 불발됐다. 인천시는 2003년말 2000억원을 들여서 연수구 옥련동과 남구 용현동 갯골수로 사이 바다를 매립해 조성하는 남항 제3준설토 투기장 49만5000㎡의 부지에 수산물종합유통단지 건립계획을 해양수산부에 제출했지만 항만배후부지 사용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가 건설되면서 협상이 본격화됐다. 소월미도에 위치한 인천해역방어사령부가 인천대교 외곽으로 이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006년 시와 해수부는 인방사 부지 19만1400㎡에 2053억원을 투입, 수협중앙회와 인천·옹진수협 등 3개 수협 위판장을 통합한 수협통합위판장 등을 신축하기로 협상을 벌였지만 기획예산처 등에서 2700억원에 이르는 인방사 이전 비용 마련에 제동을 걸면서 무산됐다. 현재 인방사 부지는 소월미도에 존치중이다.

2009년 인천 수산업계 종사자 대표들이 인천수산물유통단지 건립을 위한 '인천수산물유통단지 건립 추진위원회' 결성한 뒤 시와 국방부, 국토해양부가 2015년까지 인방사 이전에 합의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이 나섰지만 인방사 이전지 주민들의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 송도국제도시 인천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이 완료된 인천항1국제여객터미널 전경. 1국제여객터미널 및 배후부지 활용을 놓고 수산인들과 인근 주민들은 수산물 전문 유통단지 등 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일보DB
▲ 송도국제도시 인천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이 완료된 인천항1국제여객터미널 전경. 1국제여객터미널 및 배후부지 활용을 놓고 수산인들과 인근 주민들은 수산물 전문 유통단지 등 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일보DB

 

▲결국 대안지는 연안부두?

가장 최근의 논의는 인방사 이전을 전제로 한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와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심으로 2014년 인천수산물유통관광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자는 제안이었다. 더 이상 수산물 전문 유통단지 조성을 늦출 수 없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인방사 이전 후 해당 부지를 사용한다는 것이어서 걸림돌이 많았다. 여러 중앙부처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인방사 이전을 전제로 한 부지 결정은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수산인들과 연안부두 인근 주민들이 주목한 곳은 제1국제여객터미널, 석탄부두, 남항부두 등 다른 국유지나 매립지 부지다. 제1국제여객터미널은 이전이 완료돼 부두시설과 컨테이너 장치장 등 배후부지 활용방안을 찾아야 하며, 석탄부두는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이 동해항 3단계 건설공사에 대한 비관리청항만공사 시행허가를 고시하면서 2024년 말 이후 이전 및 폐쇄가 가시화되고 있다. 남항부두 일대 재정비도 인천해수청과 인천항만공사가 준비중이다.

수산인들과 주민들은 30여년간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해온 수산물 유통시설을 클러스터화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 시작한 것이어서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활발한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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