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변화 없이는 안된다”

인천시당 중심 시정 비판 수도권 대변

청년· 여성 50% 지방선거 배려 밑그림

 

 

"여성·청년 50% 공천하는 선거혁명을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겠다" 신임 미래통합당 인천시당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학재 전 의원은 인터뷰 내내 '청년과 여성'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지난 선거 참패의 원인도 내부적으로는 반성이 부족했고, 외부적으로는 청년과 여성에게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과 유난히 반짝이는 눈빛. 지난 총선 참패 후 42일 동안 지리산부터 강원도 진부량까지 750킬로 백두대간을 혼자 걸으면서 어렵게 마음을 다잡은 모습이다. 한 달 넘게 자신과의 싸움을 마치고 인천으로 돌아온 이학재 전 의원은 다시 정치의 전면에 나섰다.

 

Q. 지난 총선 참패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A. 미래통합당이 유사 이래 최대 참패를 기록했다. 개인만 실패했으면 왜 졌을까 후회하면서 디테일한 고민을 하겠지만 지금은 큰 틀에서 참패의 분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이 여러 정책 실패 등 악재가 많았음에도 참패한 것은 결국 우리 당이 못했기 때문이다.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참패한 것은 국민과 역사에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집권당의 잘못이 기계적으로 야당에 올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경제불황, 소득주도성장 실패 등 집권세력의 정책 실패에 조국사태, 윤미향 사건, 울산 선거 부정개입 등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거기에 한정돼 대응한 것이 문제였다.

반사이익만 생각하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적질만 하는 꼰대 정당으로 국민 신뢰는 잃었기 때문이다. 청년과의 교감이 많이 부족하고 여성과도 소통이 안 되는 정당이었다.

인천만 보면 수도권에서도 더 많이 진 지역이다. 인천의 야권이 지역 문제에 스크럼을 짜고 함께 대응하고 하는 것이 부족했다.

여기에 공천 갈등도 한 몫했다. 수도권은 몇천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데 영남처럼 중앙당에서 공천하면 당선되는 것처럼 했다. 공천이 여러 번 번복되고 늦춰지고 하는 모습에 시민들이 미덥지 않게 봤을 것이다.

특히 전직 대통령 2명이 구속돼 실형을 살고 있다. 그 정권을 만들어낸 미래통합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공한 대통령은 고사하고 탄핵당하고 구속되는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했기에 반성이 필요하다. 여전히 책임을 돌리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 국민에게 보여지고 있다. 중앙당 차원에서 반성의 계기가 필요하다. 쇼하듯 하는 것이 아니라 참회가 필요하다. 우리가 뼈를 깎는 변화가 없이는 안 된다.

 

Q. 인천시당 위원장이 됐다.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A. 인천시당이 앞장서 미래통합당이 영남 중심당이 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 수도권에서 지면 선거에서 진다.

인천지역도 국회의원과 시장은 물론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까지 민주당 일색이다. 운동장 자체가 기울어져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시정을 비판해야 하는데 야당이 무너져서 대응이 안 된다. 앞으로 인천시당을 중심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강한 단합이 필요하다.

특히 시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청년과 여성이 중요하다. 그들이 좋아하는 정책을 발굴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정당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 시당에서 먼저 앞장서겠다. 아직은 제 생각이지만 30대 미만 청년들을 다음 지방선거에 지역별로 2명 정도 후보로 낼 것을 제안할 생각이다.

여기에 청년과 여성 합쳐서 50% 정도를 지방선거에 배려하는 밑그림도 그려가고 있다. 아마 지역 위원장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주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지역에서 활동하고 알려 나가야 한다.

 

Q. 다음 대선과 지방선거는 어떻게 예상하는가

A. 내년 4월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굉장히 중요하다. 정권 평가가 될 것이다. 만약 야당 쪽이 이기면 큰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미래통합당에는 많은 대선후보가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괜찮고, 콘텐츠는 유승민 의원이 가장 좋다. 안철수 전 의원도 같이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을 좋게 지켜보고 있다. 정권과 관계없이 일관성이 있다. 임기를 잘 마치고 야권 후보로 나설 경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인천시장 선거도 중요하다. 민주당은 현 박남춘 시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통합당은 주변에서 제가 인천시장 후보로 유력하다고 하지만 아직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워낙 당이 침체되 있기에 올해는 당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내후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기초체력을 잘 키워야 한다. 인천부터 당의 체질을 변화시키고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난 후에 생각해 볼 일이다.

현 박남춘 시장은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행정가 형인 것 같다. 다만 박남춘 표 정책은 기억나는 게 없다.

인천 이음 정책도 성공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약자에게 돌아갈 예산을 모두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표에는 도움이 되지만 좋은 정책이라고 보지 않는다.

인천은 역동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지방분권 시대에 중심이 돼야 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공격적 경영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박시장은 별로 한 일이 없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도, 소각장 문제도 그렇고 연이어 터지는 수돗물 관리도 문제다. 점수로 따지면 낙제점은 아니지만 부족하다고 본다.

/남창섭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