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중후한 음성·안정적 어투…'느리고 답답'
김부겸, 애드리브에 능수능란…'거친 한방이 없다'
박주민, 젊음에 감수성 부각…'의외로 점잖다'

 

▲ 지난 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박주민(왼쪽부터) 김부겸 이낙연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8·29 전당대회를 향한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에서 당 대표 후보 3인의 '각양각색'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2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 섬세하지만 엄중한 이낙연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인 이낙연 후보는 '디테일 메시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두 후보보다 각 지역 현안을 더 많이 얘기하는 것 같다. 이 전략을 계속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총리 재직시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현안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중후한 음성과 안정적인 어투도 이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의 화법은 총리 시절 야당 의원들의 예봉을 꺾고 역공을 펴면서 정평이 났다.

다만 '엄중 낙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중함이 지나쳐 답답하고 호소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강하지만 거칠지 않은 김부겸

김부겸 후보의 강점이라면 청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짙은 호소력을 빼놓을 수 없다.

풍부한 대중연설 경험을 바탕으로 때로는 부드럽게, 중요한 대목에서는 사자후 같은 격정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유독 '변주'가 많은 편이다. 미리 작성한 연설문을 읽는 대신, 즉석 발언으로 청중과 호흡한다.

"그렇지 않습니까", "큰 박수를 보내달라"는 식의 애드리브도 매력 포인트다.

그러나 보통 야당 투사나 후위주자에게 요구되는 '거친 한 방'이 여전히 부족하는 지적을 받는다. 이 후보와 겹치는 중후한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가끔 돌직구를 날리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절박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밋밋하다는 것이다.

◇ 젊지만 점잖은 박주민

40대인 박주민 후보는 젊음에서 비롯되는 격정적 스타일을 앞세운다.

다른 후보들이 단상 앞에서만 연설한 반면, 박 후보는 마이크를 손에 쥔 채 단상을 벗어나 한 발자국 더 다가가면서 청중에 호소했다.

주요 대목에서 격정적 손짓과 '스타카토' 식으로 목청을 높여 열광적 분위기를 끌어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후보와 김 후보가 '대선후보 당 대표'를 두고 상대를 향해 선명성을 드러낸 와중에 박 후보는 시대 전환을 향한 청사진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

다만 세월호 변호사라는 강한 이미지를 지녔는데도 삼촌뻘인 두 경쟁자와 각을 세우지 않는 점잖은 태도로 일관해 "최고위원스럽다"는 시선도 따른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