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시·도 가운데 노동시간 가장 많고
개인시간은 적어 … 출·퇴근 허비 한몫

인천시민들이 평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일하고 수면이나 식사, 건강 관리 등에 들이는 시간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 없는 삶'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시민들은 전체 평균으로 환산했을 때 일에 관련된 시간으로 평일 하루 4시간10분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고 수치다. 평일에 일과 관련된 시간을 가장 적게 쓰는 대전(3시간26분)에 견주면 44분이나 차이 난다.

인천시민들은 일하는 데 많은 시간을 뺏기는 만큼, 개인 생활에 신경쓸 겨를도 적었다. 수면이나 식사, 건강·위생 관리 등을 포함한 '개인 유지'에 투자하는 시간은 평일 11시간7분이었다. 전국에서 세종(11시간6분)에 이어 두 번째로 짧은 형편이다. 개인 유지 시간이 가장 긴 울산(11시간40분)보다는 33분이 적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일하면서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적은 인천시민의 '저녁 없는 삶'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런 현상은 출퇴근으로 허비하는 시간도 한몫한다. 인천시민의 평일 출퇴근 시간은 평균 1시간25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1시간31분)·경기(1시간28분)에 이어 세 번째로 길고, 전국 평균(1시간16분)보다 10분 가까이 차이 나는 수치다.

저녁 없는 삶은 가정에 소홀해지는 현실로도 이어진다. 인천시민이 가사 노동 등 가정 관리에 들이는 시간은 하루 1시간31분으로, 전국에서 광주(1시간28분)·제주(1시간29분) 다음으로 짧았다. 특히 남성은 39분에 그쳐 광주(35분)에 이어 전국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여성은 2시간22분이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