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면 양봉업자 윤석민씨]

귀농 후 꿀벌 일하는 모습 반해 시작
육지와 달리 벌 키우기 어려운 섬지역
시행착오 끝에 저항성 토종벌 생산
▲ 인천 옹진군 영흥면 한 양봉장에서 양봉업자 윤석민씨가 벌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고추밭으로 날아든 여왕벌과 일벌들이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에 푹 빠져 벌을 키우게 됐어요.”

인천 옹진군 영흥면으로 귀농해 양봉을 하는 윤석민(60)씨는 귀농 전까지 육지에서 제과점을 운영했다. 당시 빵을 만들면서도 꿀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영흥면으로 귀농한 후 처음엔 고추 등 작물을 재배했다. 그러다 우연히 고추밭으로 날아든 벌 무리를 보고 양봉을 시작한 지 올해로 6년째다.

“밭으로 날아든 한 마리의 벌이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습니다. 처음에 단순히 벌을 데려와 키웠는데 너무 잘 커서 벌통을 사 본격적으로 양봉을 하게 됐습니다. 인터넷 동영상을 참고서 삼아 양봉을 배웠어요.”

윤씨는 옹진군에서 처음으로 양봉을 시작했다. 현재 백령도와 북도에서도 그를 따라 양봉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는 아카시아꿀부터 밤꿀까지 다양한 꿀들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토종벌을 키우기 시작했다. 꿀벌 에이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양봉 농가에 확산되면서 토종벌이 죽자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해당 전염병에 저항성이 있는 토종벌을 키우고 있다.

“올해부터 섬 지역에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이 있는 토종벌을 키우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섬 지역에서 이 벌을 키우는 이유는 육지와 고립돼 있다 보니 같은 종끼리 교미를 하면서 순종 벌들을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6년 동안 벌을 키우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인근 농가들과 소통을 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섬 지역은 육지와 다른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꿀을 생산해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 보니 저만의 노하우를 쌓느라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특히 인근 농가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농사를 짓는 분들과 소통해 벌이 농약 등으로 죽지 않도록 신경을 쓸 뿐 아니라 작물의 수정을 돕고 있습니다.”

자연 생태계에서 벌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물들의 번식과 생육을 돕는다. 벌처럼 윤씨도 앞으로 섬 지역에 양봉농가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고 싶다고 한다.

“양봉에 대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싶습니다. 늦게 양봉을 시작했지만 양봉농가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날이 발전하는 인천 섬 지역 양봉농가들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글·사진=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