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현 고양도시철도추진연합위원장]

입주 당시 전철 개통된다고 했지만
10년 째 개발 소식없어 불편 감수
“역 생길때까지 당위성 알려 나갈 것”

 

윤종현(52·사진) 고양도시철도추진연합 위원장은 자신을 섬마을 주민이라고 했다.

인구 10만명이 거주하는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이 집인데도, 그는 '배가 없으면 오가지 못하는 섬에 사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지하철이 없기 때문이다. 섬마을 주민이란 표현은 이런 탄식에서 나왔다.

윤 위원장은 “서울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 데만 2시간이 넘는다. 가족하고 저녁을 못 먹는 경우도 잦다”며 “상황이 이러다 보니 고양에서 식사동은 교통 오지라고 불린다”고 꼬집었다.

이런 고충은 다른 주민도 똑같다.

지하철이 없다 보니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돌아오는 일이 허다하다. 벌써 10년째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그는 “식사동 아파트 단지에 8000가구가 산다. 가까운 풍동 주민까지 더하면 10만명이 넘는다”며 “그런데도 교통편이 심각할 정도로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급기야 윤 위원장과 주민들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그렇게 2018년 12월 고양도시철도추진연합을 만들었다. 윤씨가 위원장을 맡아 현재 '고양선 식사역 동시착공'을 요구하는 중이다.

윤 위원장은 “2010년 식사동에 입주했다. 당시 고양 경량전철이 개통된다고 했는데, 모두 무산됐다”며 “지역 주민들의 지하철 유치 열망이 정말 뜨겁다. 이런 간절함이 모여 만든 게 도시철도추진연합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거리로 나왔다. 집회 경험도 없고, 구호를 외치는 일이 낯설었다. 하지만 더는 참기 어려웠다. 식사역을 유치하자는 마음 하나로 피켓을 들었다. 그리고 목이 터지라고 외쳤다. 지난 19일엔 차를 타고 나와서까지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해 창릉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서울 은평구 새절역에서 향동, 화정을 거쳐 고양시청까지 연결하는 고양선 교통대책이 나왔다”며 “식사동은 고양 시청역에서 바로 한 정거장 거리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주민들과 함께 이재준 고양시장, 시의원, 지역 국회의원을 차례로 만나 식사역 연장의 당위성을 알리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고양선 식사동 연장' 내용을 담은 광역교통 비전 2030을 검토 과제로 삼았다.

윤종현 위원장은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더 큰 희망을 품고 있다. 지하철 식사역이 생길 때까지 온 힘을 쏟겠다”면서 “우리 지역만 교통편이 좋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식사역을 시작으로 교통 소외지역인 일산 중산·파주 탄현 등 북부지역의 교통 균형발전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양=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