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공기관 이전 화두 업고 부산 등 눈독 …“지역 정치권 움직여야”
국내 유일 해양환경 전문 공공기관 '해양환경공단'이 인천에 새 둥지를 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양오염 방제 분야에서 인천 소재 해양경찰청과 업무적 상승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양 관련 공공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해양도시 인천의 목마름을 해소할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해역에서 해양오염사고 126건이 발생해 기름 등 오염물질 32.3㎘가 바다로 유출됐다. 오염물질 유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수치다.
해경은 선박 간 충돌 등 해양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간다. 사고 선박에서 기름이 유출되면 해양환경공단이 투입돼 집중 방제 활동을 벌인다.
특히 두 기관은 해양사고 발생 초기 신속한 대응을 위해 지난해 6월 '긴급구난 공동대응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해경과 공단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바다 위 동반자'다.
이런 상황에서 두 기관이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해양오염 방지 및 방제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해양환경공단이 인천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해양 관련 공공기관이 태부족한 해양도시 인천의 갈증을 해소할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16곳 중 10곳이 부산과 서울에 쏠려 있으며, 인천에는 인천항만공사 한 곳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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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부산과 전남 등 다른 해양도시들이 해양환경공단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보다 단순히 이 기회에 공공기관을 한 곳이라도 더 자기 지역에 가져오자는 욕심이 크다. 여기에 부산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산하 인천 극지연구소도 넘보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공단 내부에선 서울 본사를 부산과 전남 등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며 “이왕이면 해양경찰청이 있는 인천으로 옮겨 업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도 해양환경공단만은 지방 이전 대상에 넣지 말고 해양도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인천에 유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은 “인천은 수도권임에도 공공기관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며 “해양환경 보전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인천의 해양도시 위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이 정부에 해양환경공단 유치를 적극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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