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소각장 증설 대신 현대화
부족한 시설은 타 지역에 설치

자체 매립지 입지 후보지 대상
객관적 용역에 주민 의견 반영
▲ 29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친환경 폐기물 관리 정책 전환과 자체매립지 조성 공론화 정책권고문 전달식'에 참석한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10개월 만에 '인천형 공론화'의 첫 번째 결과물이 나왔다. 핵심은 '자체 매립지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기존 소각시설 현대화'다.

29일 인천시 공론화위원회가 발표한 정책 권고문에는 “폐기물 처리시설은 법적·과학적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광역시설은 현대화하고, 부족한 용량은 미설치 지역에 광역시설로 신규 설치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 쓰레기를 별도로 처리하는 자체 매립지 조성은 “주민이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 안전과 환경 피해 등에 대한 영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 입지를 선정하도록 했다.

 

▲“기존 청라·송도 소각시설 현대화”

이번 정책 권고문에서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은 기존 광역 폐기물 처리시설을 현대화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폐기물 처리시설에는 소각장과 재활용 선별시설 등이 포함된다. 소각장의 경우, 광역시설은 청라·송도에 위치해 있다. 청라자원환경센터는 2001년부터 중구·동구·부평구·계양구·서구·강화군, 2006년 설치된 송도자원환경센터는 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옹진군에서 배출되는 생활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다.

이들 시설이 노후화 문제에 직면하면서 현대화 논란도 불거졌다. 특히 청라국제도시 반발이 잇따르자 박남춘 시장은 지난해 10월 주민들에게 “청라 소각장 증설은 없다. 연구용역으로 최적의 대안을 찾겠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시가 지난해 12월부터 '인천 전역'으로 범위를 넓혀 진행 중인 '자원환경시설(소각시설) 현대화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은 연말 마무리된다. 정책 권고대로라면 청라소각장을 현대화하면서 다른 지역에 추가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300여명의 시민참여단 조사도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공론화 결과보고서를 보면, 소각시설 입지 지정 방안으로는 '광역 설치', '군·구별과 광역 설치', '군·구별 설치' 등 세 가지 선택지만 제시됐다. 이들 가운데 56.5%, 37.0%의 응답률을 기록한 앞의 두 개 문항에는 '기존 광역시설을 현대화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소각장이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10개 군·구 모두에 설치해야 한다는 문항에만 기존 광역시설을 폐쇄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렸다. '군·구별 설치' 응답률은 6.5%에 그쳤는데, 청라소각장이 위치한 서구가 20.9%로 유독 높게 나타났다. 이종우 시 시민정책담당관은 “폐기물 관리정책은 인천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구 비율대로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매립지 입지선정위 구성도 권고

공론화의 중심축이었던 '자체 매립지 조성'에는 시민참여단 93.5%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입지 선정 평가에서 주민 안전과 환경 피해 등에 대한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하길 권고한다”며 “자체 매립지 입지 지역에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우선적 보상으로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자체 매립지 조성 여부는 수도권매립지를 2025년 문 닫으려는 시가 수차례 발표한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이번 정책 권고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입지 선정 방법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입지 후보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이런 방식이 시민참여단 64.0% 응답률을 기록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공모'(30.5%)나 '입지선정위 구성이 불필요한 최소 규모로 설치'(5.5%) 등의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자체 매립지 입지 선정 연구용역'은 1년 만인 오는 9월 마무리된다. 시도 후보지가 추려지면 입지선정위를 구성해 타당성 조사를 거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입지선정위 구성 과정에서 주민 반발에 가로막히면 후속 절차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 의견은 공모가 아닌 용역을 통해 객관적 결과를 바탕으로 입지 선정을 진행하되, 주민 참여가 보장되길 바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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