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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동에서]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전모 밝혀야
[항동에서]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전모 밝혀야
  • 김학준
  • 승인 2020.07.29 18:44
  • 수정 2020.07.29 18:35
  • 2020.07.30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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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 시행령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자의 피해를 가습기살균제 특별법에 근거하여 원칙을 가지고 보상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0개 조항을 들어 낱낱이 이를 지적했다.

우선 과학적인 형평성에 비추어 보아도 역학적 상관성에 대한 협소한 해석이 문제된다. 이번 인정범위에서는 독성간염 외에 호흡기질환만 인정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가 그 나노 크기로 폐에서 간•신장• 골수, 심지어는 뇌까지 전달될수 있음이 체내 이동 연구를 통해 이미 확인됐다.

그리고 살균제 중 유기인제제, 파라쿼트와 같은 제초제, 피레스로이드제제 등은 혈액을 통한 전파로 염증, 활성산소로 인한 손상, 미토콘드리아 손상으로 인한 세포사멸 및 섬유화 피해를 이미 보고하고 있고 이는 학계에 다 알려진 사실이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특정 물질에 대한 역학•독성 연구 자료가 부족할 경우에는 유사한 성격의 물질의 독성을 참고로 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도 명백한 다른 원인이 아닌 한 유사한 살균제 피해로 보고된 것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되어야 한다.

이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기준 확대의 핵심 근거가 되어야 한다. 이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중 유사 살균제 피해에서 보고되는 신장•간장•면역•근육손상과 더불어 신경정신질환, 발달장애, 암, 심혈관질환, 운동장애, 에너지대사 이상 등이 보고되었다.

피해자들의 상당수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 이상으로 항상 만성피로에 시달려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 많으며, 심지어는 자살을 선택한 사례도 종종 있다.

개정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의 취지에 맞게 시행령이 개정되어야 한다. 전신 피해이기에 요양급여•장애급여기준도 가습기살균제 피해 특성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유족특별조의금도 지나치게 낮다. 이는 불법영업에 의한 피해 보상이라는 법적•사회적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 과학적•사회적•법적 형평성에 근거해 개정되기를 촉구한다.

실피해자보다 지나치게 적게 파악된 피해자 수도 문제이다. 특조위는 가습기살균제 총피해자를 67만명으로 추산하고 현재 파악된 환자의 100배이며, 사망자는 기존에 보고된 사례의 10배로 1만4000명에 이른다고 지난 7월27일 밝혔다.

기존의 파악된 피해자는 전체 피해자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 사망자는 대부분 고령층으로 폐렴,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뇌졸중, 심근경색증으로 돌아가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밀히 조사하면 해당 피해자들을 찾을 수 있다.

더 심각한 경우는 어릴 때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이후 어떠한 임상경로를 밟는지 잘 알려지지 않은 젊은이들, 혹은 청소년 사례이다.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이후 비염, 천식, 기관지염, 안구건조증 등을 자주 앓게 되는데 이후 가습기살균제의 전신 피해로 이어진다.

가장 특징적인 것이 비정상적인 노화•노쇠 현상이다. 젊은 나이에도 아주 고령노인과같이 노쇠함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청소년들은 젊은 나이에도 아주 나이들어 생기는 퇴행성질환, 노인질환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다.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젊은 세대는 여러 퇴행성질환, 노인질환에 노출될 가능섬이 높기에 어떻게 하든 찾아서 재활치료, 혹은 질병 예방 조치를 취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 그룹은 만성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매우 높아진다.

이제는 어릴 때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위험군을 빨리 찾아내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는 우리 자녀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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