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모금회 올 6월까지 모금액 110억 넘으며 규모 늘었지만 일회성 위주로 정기 기부 줄어
/인천일보DB

 

“고맙습니다. 지속 가능한 기부를 기대합니다.”

사회를 혼돈에 빠뜨린 코로나19에도 인천의 기부 문화는 돋보였다. 예년보다 월등해진 올해 기부 규모가 이를 대변한다. 그러나 최근 인천의 일회성·다액·소수기부의 기부문화보다는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기부 문화 정착이 요구되고 있다.

28일 인천지역 기부 모금단체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보다 기부금이 늘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회는 올해 1~6월까지 기부금은 110억4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1억3900만원보다 50억원가량 증가했고, 2018년보다는 약 2배 높아졌다. 인천의 여타 기부금 모금 단체 역시 기부금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경제가 망가지는 가운데 덩달아 기부가 줄 것이란 예측은 우려로 그친 셈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기부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기부 문화 전파'라는 인식 때문이란 기부 모금단체들의 설명이다. 사회복지시설 또한 걱정했던 기부 감소 사태는 없었다.

문제는 지속한 기부 문화가 코로나19 후에도 가능할지 여부다. 기업과 법인, 협회 등의 굵직한 기부보다는 정기적이고 자발적인 다수의 인천시민이 기부 문화를 이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장기 기부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A단체는 “코로나19로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아 기부가 줄 것으로 걱정했지만 올해가 지난해보다 기부금이 월등히 늘었다”며 “이러한 기부가 일회성이 아닌 꾸준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또 “솔직히 코로나19 이후 정기기부자들이 경제 문제를 이유로 기부를 멈추거나 단절시키는 경우가 발생해 걱정이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에 새로운 형태의 기부 문화인 수요자 중심의 지정 기탁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당장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기부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쉽사리 전달되지 않는 실정이다.

유해숙 인천복지재단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기부가 늘어난 것은 바람직하다”며 “특정인의 기부나 헌신으로 되기보다는 시민들이 성찰하고 참여했을 때 장기적으로 안정한 공동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는 기부 문화를 다시 한 번 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며 “기부의 양과 함께 기부의 가치와 기부 방식 등을 고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주영·김신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