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길목엔 '세계 산성유산'이 있다
▲ 인천 계양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자리잡은 계양산성박물관.

 

 

국내 최초 유일한 산성박물관

기원·변천·분포·유물 한눈에

특히 계양산성 역사가치 체감

모형성 쌓는 체험코너 운영도

 

 

지난 5월, 인천 계양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계양산성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산성 전문박물관이다. 박물관은 계양산성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성의 발달사와 계양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건립됐다.

▲상설전시관

계양 산성박물관의 상설전시는 '역사의 테'라는 주제 아래 우리나라 산성의 발달사와 계양산성의 유적과 유물에 대한 자료를 2개의 전시로 나누어진다.

#산성역사실(1전시실)

산성역사실은 성곽문화와 우리나라 산성의 기원, 삼국시대의 산성, 고려~조선시대 산성의 변천, 산성의 형태 분류와 구성요소, 한반도와 세계의 산성유산 등 산성의 역사 전반을 다루고 있다. 산성의 발달사를 설명하는 영상자료, 그래픽패널, 모형, 발굴유물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전시 중간에는 축성도구 모형을 통해 성을 쌓는 과정을 재현해 볼 수 있는 체험코너와 몽고군에 맞서 성을 수비하는 고려군의 전투 장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이 가능한 포토존도 마련됐다.

#계양전시실(2전시실)

계양산성실은 오랫동안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계양산성의 유적 현황과 출토 유물을 다룬다.

계양산성에 대한 역사기록, 발굴조사 성과, 유적의 분포현황, 삼국시대 목간 등 발굴유물, 계양산성 축소 모형 등 다양한 전시자료를 통해 계양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다.

둥근바닥항아리, 주부토(主夫吐) 명문기와, 논어의 글귀가 남아 있는 목간, 성문을 고정시켰던 부재와 대형기와, 각종 토기와 철제무기 등 전시된 계양산성 출토 유물을 살펴보며 이 성을 쌓고 활용했던 선조들의 숨결을 생생히 느껴볼 수 있다.

▲특별전시관

#계양역사실

계양 산성박물관 지상1층에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획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 기념 특별전을 시작으로 매년 1회 계양의 역사와 계양산성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기획전시를 개최해 상설전시에서 모두 담지 못한 유구한 계양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역사체험의 기회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개관기념 특별전 : 자료로 보는 계양역사

현재 박물관은 계양산성의 유물과 역사자료를 통해 선사시대로 부터 조선시대까지 계양지역의 역사적 변천을 살펴보는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계양지역의 선사유적과 유물을 비롯해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유물과 역사자료, 고지도와 읍지 등 조선시대 계양의 면모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계양의 유구한 역사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다.

▲ 하늘에서 본 계양산성./사진제공=계양산성박물관
▲ 하늘에서 본 계양산성./사진제공=계양산성박물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등극

계양산성박물관이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계양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6호로 지정되는 경사가 생겼다.

문화재청은 삼국 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계양산성이 한강유역의 교두보 성곽으로써 삼국의 치열한 영토전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성곽이라고 가치를 인정했다.

또 삼국 시대에 최초로 축조된 이후 통일신라 시대에 주로 사용되었지만, 고려와 조선 시대까지 사용돼 오랜 시간에 걸친 축성기술의 변천을 알 수 있는 학술 가치가 뛰어난 유적이라고 평가했다.

계양산성의 둘레는 1184m 정도이며, 능선 중간 부분을 중심으로 축조해 성내가 사방으로 노출되는 특이한 구조다. 사모(모자) 모양의 봉형에 자리했으며 내외부를 모두 돌로 쌓은 협축식 산성으로 당시 군사적 거점과 함께 행정의 중심지로 꾸준히 활용됐던 것으로 보인다.

10차례의 학술조사를 통해 발굴된 유물로는 한성백제 시기의 목간과 원저단경호(圓底短涇壺, 둥근바닥 항아리)와 함께 통일신라 시대의 대표적인 토기인 인화문(印花紋, 찍은 무늬) 토기 등이 있으며, 화살촉·문확쇠·자물쇠·쇠솥·동곶(童串, 대패의 덧날막이)·철정(덩이쇠) 등 다양한 금속유물들도 출토됐다.

인천 계양산성은 한강 하류와 서해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에 입지하며 지정학적인 중요성과 함께 시대 변화에 따른 성곽 양식 등을 비교·연구할 수 있는 학술·문화재 가치가 매우 높아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 김인수 계양산성박물관 관장.
▲ 김인수 계양산성박물관 관장./사진제공=계양산성박물관

 

김인수 계양산성박물관 관장

"전시 쓱 둘러만 봐도 산성역사 보일 거예요"

계양산성박물관 초대 관장으로 선임된 김인수 관장은 박물관을 통해 계양구와 산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인천시에서 계양산성 지표 조사와 발굴 조사를 할 당시 계양구 문화체육과에서 근무하며 조사에 참여한 경험이 지금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우리 박물관을 꼼꼼히 둘러보기만 해도 인천과 계양구, 계양산성의 발자취를 알 수 있도록 전시해 놓았습니다.”

특히 계양산성실에 전시된 목간은 박물관의 대표 유물이다. 계양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은 <논어> 제5편 공야장의 일부 내용을 먹으로 기록한 것으로 목간이 출토된 삼국시대부터 활발히 유교가 학습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중요한 단서다.

하지만 5월28일 정식 개관한 이후에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박물관은 아직까지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선을 보인 적이 없다.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 시민들을 만나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최근 재개관을 하고 거리두기 수칙을 지켜가며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김 관장은 재개관의 첫 관람객에게 깜짝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준공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3선 박형우 계양구청장의 일관된 정책과 담당 직원들의 의지가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 계양향토 문화를 전승하고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