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축구장 6개 크기의 남측 야구장 주변 부지 영구개방
미반환 구역 구분 담장 설치 후 건축물은 인포센터로 리모델링

 

'즉시 반환'이 발표된 뒤에도 반년 넘게 문이 닫혀 있던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가 남측 야구장 부지를 시작으로 10월부터 시민에게 열린다. 인천시는 아직 반환되지 않은 구역과 오염 정화가 필요한 부지를 차단해 축구장 6개 크기의 땅을 우선 개방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캠프마켓 1단계 반환구역 21만765㎡ 가운데 남측 야구장 주변 부지를 오는 10월부터 영구 개방한다고 27일 밝혔다.

개방 면적은 축구장 6개 크기인 4만2000㎡에 이른다. 백운역 방향으로 캠프마켓 남서쪽에 해당된다. 이 부지는 시민 참여 행사 등 일시적으로 문이 열린 적은 있지만, 이번에 영구 개방되면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인 조병창이 생긴 뒤로 81년 만에 온전히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개방에 앞서 시는 아직 반환되지 않은 구역과 경계를 구분 짓는 담장을 9월 말까지 설치한다. 지난해 캠프마켓 반환이 발표됐으나, 제빵공장이 가동 중인 2단계 반환구역(21만6983㎡)은 반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시는 미반환 부지와의 경계 담장을 설치하기 위해 자재를 발주했고, 주한미군 측의 출입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반환된 남측 부지에서도 일부 오염 지역 출입을 차단하는 담장이 추가로 세워진다. 개방 구역은 남측 부지 10만804㎡의 41.7%가 해당된다. 시는 근대건축물 조사와 오염 정화가 완료되면 단계적으로 출입 구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1단계 반환구역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북측 부지(10만9961㎡)에선 2022년 하반기를 목표로 오염 토양이 정화되고 있다.

이번에 개방되는 남측 야구장 부지에선 참여 공간인 '인포센터'가 시민을 맞는다. 시는 480㎡ 규모의 기존 건축물을 개보수해 250㎡ 면적의 공간에 인포센터를 조성하려고 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해 캠프마켓 반환 기자회견에서 “안전·환경 위해 요소가 해소되는 즉시 부지를 지금 상태 그대로 우선 개방할 것”이라며 “인포센터를 만들어 캠프마켓 역사와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 활용 방안을 도출하는 '슬로우 시티 프로세스'를 채택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포센터 개보수에 드는 7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시는 행정안전부에 특별교부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 재정관리담당관실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안에 특별교부세 확보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캠프마켓 개방을 앞두고 '시민 생각 찾기 행사'와 청년 서포터즈 선발 등의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류윤기 시 부대이전개발과장은 “코로나19로 국방부·주한미군과의 협상이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담장 설치 등을 어렵게 이끌어냈다”며 “80여년 만에 되돌아온 공간을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시민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