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성 세홍어패럴 대표]

최근 군포시에 4800여점 옷 기탁
10년간 10억 상당 통큰기부 이어와
26년간 지속된 나눔·베풂 실천 귀감

 

“결코 내세울 일이 아니어서 부끄럽지만, 무엇보다 내 만족을 위해 남을 돕게 됐는데 그들 덕분에 크나큰 기쁨으로 되돌아오니 여기서 멈출 수 없는 일이죠.”

코로나19 재난 속에서도 지역사회와 이웃을 위해 나눔과 베풂을 통한 이타적 삶을 사는 의류사업가 서태성(60·사진) 대표를 거의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인천일보 2011년 4월15일자 9면>

여성복 전문제조 회사인 ㈜세홍어패럴을 운영하는 그가 어김없이 최근 2억9000만원 상당의 여성용 의류 4800여 점을 군포시에 기탁했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계속되는 경기불황에도 기업가로서 일군 부의 일부를 자신의 것만으로 치부하지 않고 사회환원 차원에서 기부를 지속하고 있다. 첫해인 2011년 4월 군포시에 1억6000여만원 상당의 의류 2800여 점을 불우이웃을 돕는 데 활용해 달라며 선행을 수범했다.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옷을 짓는 장인정신으로 이웃 행복을 디자인하고 있다.

특히 그는 평소 '존경의 대상은 재산의 크기가 아니라 베풂의 크기에 있다'고 믿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면서도 자신의 공을 사양하는 얼굴 없는 기부자로 남고 싶었다. 그러나 당시 군포시의 요청으로 기부행사를 가짐으로써 본의 아니게 언론에 공개됐다.

서 대표는 내친김에 군포시와 '사랑의 의류 나눔 사업' 협약까지 맺고 본격적으로 후원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 6월 2억1000만원 상당의 의류 2700여 점을 기탁한 데 이어 2016년 7월에도 1억5000만원 상당의 의류 2700점을 기탁했다. 2017년 11월에도 9500만원 상당 의류 1600여 점을 기부했다.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10억여원 상당 의류 2만3000여 점의 통큰 기부를 솔선했다.

26년 전부터 군포에 거주하고 있는 서 대표는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고 봉사방법을 모색하던 중 불우이웃을 위해 의류를 기증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천성적으로 베푸는 성격에 정직·절제·겸손의 좌우명을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고 있다.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6년부터 YWCA 등에 지속해서 여성의류를 기부해 왔다. 26년 전 직장 생활 때부터 거래처 점주들과 함께 시작된 보육원 후원이나 교회, 사회단체 등에도 기부는 마찬가지다. 서 대표의 이런 기반은 본업의 충실함에서 나온다.

공학도 출신인 그는 성공한 의류사업가가 되기까지 굴곡진 삶을 살았다. 청년 시절 연예계에 호기심을 갖고 도전하기도 하고, 심지어 레코드회사에 문을 두드렸다가 정착하지 못했다. 결국 1985년 적성에 맞는 의류회사 영업 사원으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무거운 옷 보따리를 어깨에 메고 영등포, 신촌, 청량리 등 서울 시내 재래시장을 돌며 점주들을 상대로 영업에 매진했다. 특유의 친화력과 프로 근성으로 영업 수완을 발휘해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발판으로 IMF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에 그의 분신과도 같은 지금의 세홍어패럴을 서울에서 설립했다. '아도니제'라는 여성 토탈의류브랜드 회사다. 영업에서부터 디자인, 경영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그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각고의 노력으로 회사를 일궈왔고, 두 아들의 이름을 따서 회사명으로 삼을 만큼 남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겠다는 각오로 사업에 매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 결과 현재 전국에 100여개의 대리점과 특약점을 운영할 정도로 자수성가한 케이스다. 고객과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보증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경쟁력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기회가 되면 꾸준히 기부활동을 실천할 생각이다. 이 삶에서 조금 더 가진들 무엇이 달라지겠나 싶다”며 이웃사랑에 대한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식들에게도 옥토를 물려주기보다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다. 부의 대물림은 자식을 망치는 일이기 때문이다”며 선을 그었다.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갈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에게 엄격했고 가족을 사랑했으며, 지역사회와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성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서 대표는 “경제적인 부자와 육체적인 부자, 정신적인 부자 중에 제일은 정신적인 부자가 아닌가 싶다”라며 “일과 가족, 이웃을 사랑하는 풍요로운 부자가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기 마련이다'는 믿음 때문이란다.

그는 “나의 내심은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이 실천해야 할 일은 사회에 대한 끝없는 봉사와 기부행위”라는 데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이웃에 영원한 후원자로 남고 싶다”고 약속했다.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