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지역 낙선 A 씨 억울한 호소
“동장이 마을회 의결없이 특정인 지지”
봉사활동 점수 이유로 좌절 … 항소장

“통장 선출도 끼리끼리인데, 다른 것은 오죽하겠습니까?”

김포시의 한 지역 통장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A(74·여)씨는 통장선거를 놓고 보여줬던 당시 동장과 주변 인물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지금도 밤잠을 설친다.

그는 1년 가까이 억울함을 풀기 위해 법정 다툼을 진행 중이다.

26일 김포시에 따르면 지역 내 한 동사무소는 2019년 4월 공모를 통해 3개월째 공석인 한 지역의 통장에 B씨를 임명했다.

2018년 12월 열린 이 동사무소 주민회의에서는 A(전 통장)씨의 연임을 투표로 결정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다른 주장이 제기되면서 연임 투표는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투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주민 5명의 추천서를 받아 B씨를 신임 통장으로 동사무소에 제출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동장이 마을회 의결도 없이 B씨를 통장 내정자로 선정해 임명장까지 준비했었다”고 주장했다.

몇몇이 추진하려던 B씨의 통장 선출은 결국 주민 반발에 부딪혔고, 이 동사무소는 지난해 1월 주민회의를 열어 B씨의 임명을 보류했다.

이어 통장 공석이 장기화하자 이 동사무소는 지난해 3월 A씨에게 임기 2년을 마치고 불출마를 약속하는 각서를 요구, A씨는 이 각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날 줄 알았던 A씨의 생각은 일주일 뒤 시청 게시판에 올라온 통장모집 공모를 보고 허상이 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공모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A씨는 B씨의 공모 참가와 공모 결과를 보고 또 한 번 황당함을 맛봐야 했다.

서류심사 6개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둘 다 만점을 받았지만, 봉사활동에서 B씨보다 1점이 모자란 93점으로 낙선하고 만 것.

봉사활동이 B씨보다 적을 수 없다고 본 A씨는 B씨의 봉사활동 확인을 동사무소에 요구했지만 거절됐다.

경기도 감사관실에 낸 진정서의 회신도 '조사가 어렵다'는 것이었지만 그는 관계자와의 통화를 통해 '1점 차가 아닌 면접에서 더 많은 점수 차가 나 낙선됐다'는 말에 5개 항목 모두 만점으로 공개된 점수표와 다른 점수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됐다.

A씨는 이에 지난해 11월 이 동사무소 동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직권남용으로 고소했고 이 동장은 12월 정년을 6개월 남겨두고 퇴직했다.

경찰 조사를 거쳐 검찰로 넘어간 이 사건은 지난달 협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지만 A씨는 최근 항소장을 검찰에 냈다.

통장 등으로 20여년간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한 A씨는 “마지막 봉사활동으로 여기고 통장선거에 나섰다”며 “통장선거를 놓고 벌어졌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 동장 측은 “'누구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시시비비는 법정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