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치안력이 의심받고 있다. 지난 3월 인천을 떠들썩하게 한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등 크고작은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송도를 비롯한 연수구 치안을 전담하는 연수경찰서 치안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 한 명이 담당하는 주민수가 인천에서 처음으로 800명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연수서 경찰관 1명당 담당 주민수는 813명으로 인천에서 가장 많다.

연수서 경찰관 458명이 주민 37만2206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90명이었던 연수서 경찰관 1명당 담당 주민수는 지난 5월 800명대에 진입했다. 전국 평균 415명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송도는 인천의 대표적인 신도시답게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경찰관 충원은 거의 정체돼 있다. 송도 인구는 2010년 3만7656명에 불과했으나 2015년 8만5902명, 올해 16만1894명으로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의 증가는 치안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런 가운데 송도경찰서 신설 계획이 계속 무산돼 아쉬움이 남는다. 인천경찰청은 올해 초 송도서 신설을 경찰청에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경찰청은 송도서 신설이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며 내부 심사에서 탈락시켰다. 송도서 신설 안건이 행정안전부 심의에서 탈락됐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송도지역 치안 수요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송도는 국제도시다. 외국인들은 타국에 거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정주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신과 가족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곳에 굳이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송도에의 외자유치에 도움이 되려면 적정한 치안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게다가 송도에는 10여개의 국제기구가 입주해 있는 데다 중요한 국제회의•행사가 꾸준히 개최되고 있어 송도만의 치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가지를 감안할 때 송도경찰서 신설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