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토론회 … 교육주체간 진솔한 소통
▲ 백학중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3·1 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합주를 하고 있다.
▲ 백학중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3·1 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합주를 하고 있다.

연천 백학중학교의 특색은 소규모학교라는 것 자체다. 소규모학교이기에 학생 개개인에게 다양한 경험과 더 많은 관심을 줄 수 있다. 교직원 15명, 학생 수 43명으로 교직원과 학생의 비율이 1:3이다.

백학중학교는 지난 1971년 개교해 4109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지역 내 오랜 전통을 가진 학교다. 학교가 있는 백학면도 농촌이자 남북접경지역으로 개교 당시와 현재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대다수 농촌이 가진 인구 고령화와 학령인구 감소였다. 지난 2018년에는 전교생 숫자가 개교 이래 최저인 26명이었다. 인구감소에 더해 학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졸업 후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기도 하면서다.

반전은 학부모와 적극적인 소통, 지역사회와의 유대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학생 수는 35명, 2020년 43명이며, 내년도에도 관내 모든 초등학교 6학년 학생 55명이 모두 입학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서 교직원들도 따뜻한 행복과 감동을 한다. 류세진 백학중 교사는 “백학중에서는 근무경험은 교직원들에게도 힐링과 같은 것”이라며 “도시생활의 피로에서 벗어나 아이들 하나하나와 깊게 소통하면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 이유를 찾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백학중 학생들이 메이커스 데이를 운영하며 목공품을 만들고 있다.
▲ 백학중 학생들이 메이커스 데이를 운영하며 목공품을 만들고 있다.

 

▲밝고 사랑스러운 재능을 지닌 온전한 존재 만드는 백학교육

백학중학교의 교육과정의 특징은 경쟁이 아닌 협력, 성적이 아닌 성장, 통제와 지시가 아닌 자발적 실천, 개인 책임이 아닌 공동의 책임, 개인의 성취보다는 모두의 영광을 추구하는 '키움교육'이다.

학년별 교육과정도 이에 맞춰 학년별 과정을 거친다.

1학년 학생들은 나를 알아가는 '자존'을 찾는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자존을 세우는 교육이다. 한국인성집중캠프와 자존감향상센터, 심리상담소 '라파엘' 소장과 함께하는 상담, 꿈과 끼를 알아가는 꿈끼주간 등 1학년 교과과정에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찾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2학년은 함께 배워 성장하는 '협력'을 배운다. 학교 텃밭에서 친구들과 함께 고구마를 심고 풀을 뽑는 협동 생태교육을 받고,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일주일에 두 번은 초등학교와 1학년 때 배운 개인 악기로 합주를 벌인다. 그러면서 함께할 때 발휘되는 힘과 함께 협동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다.

3학년은 미래로 나아가는 '도전'을 주제로 교육과정을 펼친다. 진학·진로교육을 받으며 꿈을 설계하는 방법을 익혀 꿈을 찾으며 1~2학년을 거쳐온 교육과정의 방점을 찍는다.

노대현 백학중학교 교장은 “학생 개개인이 밝고 사랑스러운 재능을 지닌 온전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우리 말의 뜻과 가치의 바탕을 새기어 입으로 문을 여는 질문하기로 나누며 깨우쳐 가길 추구한다”며 “이를 통해 감사하며 경청하고 더불어 해답을 찾아가며 소통하기를 방침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백학중학교 인근 군부대의 사병이 백학중학교에 와 방과후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 백학중학교 인근 군부대의 사병이 백학중학교에 와 방과후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인근 소규모학교, 지역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백학중은 연천지역 중학교 2곳과 함께 각종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역시 소규모학교인 대광중, 군남중과 함께 3개 학교 학생 100여명이 모여 축제를 기획하고 학생 중심의 '낙낙축제' 및 3봄 스포츠 페스티벌을 연다.

또 지역사회와 함께 가을 음악회를 열어 백학마을 주민을 초대하고, 학부모와 학생이 소통하는 교육공동체 한마당을 열어 몸놀이를 통한 자녀와 부모의 대화 장을 마련하고 있다. 3·1만세운동, 레클리스 기념행사, 백학면민의 날, 연천 구석기 축제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사진제공=연천 백학중학교

 


 

2년 연속 '전국 100대 방과후 학교'

 

사교육 힘든 지역약점 극복 노력 결실

올해 교과·예체능 등 다분야 과정 운영

▲ 백학중 학생들이 방과후 학습으로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 백학중 학생들이 방과후 학습으로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백학중학교는 전국 1만1000여개가 넘는 초·중·고교 학교 중 방과 후 학교를 우수하게 운영하는 100대 학교에 당당히 들었다.

2018년, 2019년 2년 연속 전국초중고 100대 방과 후 학교에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장려상(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사교육을 받기 힘든 지역 특색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강점으로 자랑이 된 것이다.

백학중은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상황과 학부모의 학생 돌봄 여력이 부족한 것을 학교가 흡수했다. 모든 방과 후 학교 개설과목은 학부모와 학생의 방과 후 개성 요구사항을 사전에 조사해 운영과목을 개설하며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근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우수한 사병 봉사활동을 통해 기초학력 방과 후 학교 '반딧불 수업'을 저녁 8시까지 운영했다.

올해는 좀 더 특색 있는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 전원 43명을 대상으로 총 17개의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한다. 월요일은 국영수사과, 화요일은 제빵·목공 등, 수요일과 금요일은 관악, 목요일은 풋살·테니스·배드민턴·티볼 등 방과후 학교가 벌어진다. 여기에도 소규모학교의 장점이 적용돼 방과후 학교 지원 학생이 4명이어도 운영된다.


 

SNS·토론회…교육주체간 진솔한 소통

 

▲ 노대현 교장
▲ 노대현 교장

백학중은 과거 학생 수 감소의 원인을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관심 부족, 학교와의 소통 통로 부족, 지역사회와 학교와의 유대관계 약화로 분석했다.

그래서 이를 대폭 강화했다.

학부모와 실시간 SNS소통방을 만들고 학교알리미 앱을 통해 학부모와의 의사소통 구조를 개선했고, 반기별 교육공동체의 대토론회를 통해 학교교육의 참여율을 높였다.

SNS소통방에는 실시간 학교 교육과정 운영사항 올렸고, 학부모는 학생들이 오늘 무슨 교육을 받았는지 실시간으로 알게 됐다. 그러면서 하교 후 아이들과 부모가 집에서 나눌 이야기도 생겨 가정공동체 치유 효과도 있다.

교장실 문턱도 낮췄다. 학교를 방문하는 모든 학부모와 교장이 직접 간담회를 하고 학부모의 자존감도 높였다.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학교 여유 부지를 통해 쌀과 들기름 등을 생산해 판매금을 지역사회에 학교명으로 기부하기도 했고, 지역사회는 학교발전기금을 쾌척하며 서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백학중을 졸업하고 지역에 자리잡은 동창들이 모은 학교발전기금은 졸업생 모두에게 장학금을 주고도 남을 정도다.

노대현 백학중학교 교장이 들어간 지역·학부모 등과의 SNS소통방만 해도 다수다.

노 교장은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교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학교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소통하는 관계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면서 백학중학교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응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