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원도심의 역사, 숨은 이야기를 찾아서

<신흥동 일곱 주택>은 인천 원도심을 탐험하며 도시의 숨겨진 가치와 이야기를 발굴해내는 동인천 탐험단의 2019년 활동을 담은 도시연구 자료집이다. 재생건축가인 이의중과 사진작가 오석근, 노기훈, 시각예술가 김수환, 카마다 유스케, 큐레이터 고경표가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율목도서관, 인천부윤관사골목과 긴담모퉁이길이 아름다운 인천 원도심의 '신흥동'에서 현재 재건축 지역이 된 구역을 대상으로 했다.

일본에서 재생건축을 공부한 건축재생공방 대표 이의중이 신흥동 재건축 지역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적산 가옥 중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생활문화상을 보여줄 수 있는 7개의 집을 선정했고 각 주택에 대한 해설과 도면을 그렸다. 참여 작가들은 문헌자료 탐색, 사진, 영상, 드로잉 등으로 각 주택을 기록했다.

인천 지역의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해 도시의 가치를 다채로운 형태로 실험하고 실행해 엮어낸 것으로, 재개발로 인해 사라지기 전 도시와 삶의 모습을 기록해 다음 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유의미한 도시 자료를 민간 차원에서 진행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진행된 '동인천탐험단-신흥동' 편에서는 근대건축연구자이자 전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인 도미이 마사노리가 일제강점기 지도를 통해 읽는 신흥동과 재개발 지역 적산 가옥들에 대한 해설을 했다.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은 신흥동의 시작과 현재까지의 역사, 도시 구조, 특징 등을 현장 답사를 통해 생생하게 들려줬다.

이 내용들 역시 '신흥동-일곱 주택'에 실려 있어 현장감을 더해준다.

<신흥동 일곱 주택>은 인천의 원도심은 물론, 대한민국의 오래된 도시들과 지역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들과 그것을 활용하는 예술적 방법론들, 그리고 공공성, 공공재, 공유자산 등에 대한 담론을 생산하고 그 활용 방안에 대해서 먼저 제안하는 것이다. 도시에 대한 수많은 담론들이 쏟아지고 그에 대한 해결책들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든지 답을 구하기에 앞서 대상을 파악하기 위해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에 담긴 결과물들이 바로 그렇게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또 다른 도시에서 새롭게 들여다보는 시간과 방법을 만들어 내는 시작이 될 것이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