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비상시국회의’ 참가단체 대표들이 22일 개최된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남북정상합의 국회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 ‘인천비상시국회의’ 참가단체 대표들이 22일 개최된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남북정상합의 국회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천비상시국회의(시국회의)가 22일 출범했다. 인천지역 42개 시국회의 참가단체 대표들은 이날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자주적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2018년 벽두에 시작된 한반도 평화 정세는 남북정상선언과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2년이 흐르는 사이, 대화의 문은 닫혀 버렸고 감시초소를 폭파하던 환희 대신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무너져 내리는 절망의 폭음이 한반도를 뒤흔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대표들은 “이처럼 남북 평화 분위기가 뒷걸음질치고 남북합의 이행률이 0%가 돼, 또다시 대결 상태로 접어들게 된 원인의 중심에 한미워킹그룹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미워킹그룹이 만들어진 2018년 11월 이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도로 및 철도 연결, 이산가족 화상상봉, 한강하구 공동이용이 모두 좌절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의 일을 자주적으로 풀어나가는 자세로 남북정상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이를 방해하고 평화와 통일을 저해하는 외세의 간섭을 강력히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표들은 특히 우리 정부와 미국을 향해 ‘남북정상합의 국회 비준 이행’, ‘한미워킹그룹 해체’, ‘한미군사연합훈련 중단’ 등을 촉구했다.
 

▲ ‘인천비상시국회의’ 참가단체 대표들이 출범식에 앞서 개최된 대표자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연대행동’을 다짐하고 있다.
▲ ‘인천비상시국회의’ 참가단체 대표들이 출범식에 앞서 개최된 대표자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연대행동’을 다짐하고 있다.

한편 시국회의는 출범식에 앞서 인천시의회에서 대표단 회의를 열어 △강건일 행동하는 시민모임 대표 △양재덕 실업극복국민운동 인천본부장 △염성태 인천참언론시민연합 대표 △원학운 인천시민의 힘 상임대표 △이민우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이총각 동일방직노동조합 전 지부장 6명을 상임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집행위원에는 △이성재 인천자주평화연대추진위 상임대표 △김재용 행동하는 양심 공동대표 △지창영 평화협정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정부영 노동희망발전소 사무처장 △조은구 진보당 인천시당 사무처장 등 5명을 선임했다.

시국회의는 앞으로 단체 시국선언 발표와 가두 서명전을 비롯해, 2020 인천통일선언 조직, 대규모 시국강연회, 8.15 민족자주대회 결합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정찬흥 논설위원·인천일보 평화연구원 준비위원 report61@incheonilbo.com

 

 

[기자회견문]

- 민중이 떨쳐나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다시금 평화와 통일로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자!-

2018년 벽두에 시작된 한반도 평화 정세는 우리민족 모두에게 커다란 희망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남과 북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들고 백두산 천지 앞에서 맞잡은 두 손을 치켜 올리던 모습이 생생하다. 남과 북이 총부리를 겨누고 서로 감시하던 초소를 과감히 폭파하고 격전지의 지뢰를 제거하며 평화의 오솔길을 만들던 모습은 온 겨레를 희망에 부풀게 했다.

그러나 2년이 흐르는 사이 정세는 또 다시 경색되고 대화의 문은 닫혀 버렸다.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겠다던 남과 북의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대립의 상징인 감시초소를 폭파하던 환희의 함성 대신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무너져 내리는 절망의 폭음이 한반도를 뒤흔들고 있다.

미래를 향하던 남북의 평화 분위기가 뒷걸음질 쳐 다시 대결 상태로 접어들게 된 원인의 중심에 한미워킹그룹이 있다. 한미워킹그룹이 만들어진 2018년 11월 이후 남북정상합의의 실천은 번번이 좌절됐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도, 도로 및 철도 연결도, 이산가족 화상상봉도, 한강 하구 공동이용도 모두 좌절되어 남북합의 이행률은 0%가 되고 말았다.

미국은 저 멀리 가츠라 태프트조약 때부터 한반도에서 우리 민족의 이익에 반해 왔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것도 잠시, 친일청산은 미군정의 뒷받침 받는 이승만에 의해 무산되었으며, 단독정부를 세워냄으로써 분단이 고착화되고 동족상잔의 불씨가 되고 말았다. 미국은 지난 70여 년간 독재정권의 후견인 노릇을 해 왔으며, 이제는 동북아에서 신냉전을 획책하고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고 있다.

최근 미국은 느닷없이 방위비 대폭 인상을 들고 나오면서 미군 감축을 지렛대로 협박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여론도 이제는 곱지 않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떠나라” 하는 미국의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문제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문재인정부에 대해서도 많은 유감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8년의 감격과 환희를 실망과 절망으로 바뀌게 된 데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문제인정부의 통일정책과 의지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 기대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고 한 잘못된 방향부터, 미국이 쳐 놓은 울타리에서 한 발짝도 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태도까지, 지난 7.4남북공동선언부터 9.19평양공동선언에서 확인된 ‘민족 자주와 민족대단결의 원칙’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낼 의지를 제대로 가지고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대북 라인을 소위 ‘자주파’로 바꿔 틀어진 남북관계를 바로 잡고자 나서고 있다. 이인영통일부장관 내정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의사와 함께, 한미워킹그룹에 대해서는 여전히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듯 한 입장을 밝혀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주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미국 탓만, 문재인정부만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촛불항쟁으로 국정농단세력을 권좌에서 끌어 내린 우리들이 아니었던가! 역사는 권력자들이 결정해 왔던 것이 아니라 민중이 떨쳐나설 때 세상이 바뀌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반도의 주인인 우리가 나서서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에 우리는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부응하여 평화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일에 뛰어들고자 한다. 남북정상합의를 이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한미워킹그룹의 해체를 촉구하며, 다시금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몰아갈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를 반대한다. 아울러 우리 민족의 앞날을 스스로 열어 나가기 위한 여러 활동을 벌여 나가고자 한다.

 

1. 우리민족의 일은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풀어 나가는 자세로 남북정상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2. 남북정상합의 이행을 방해하고 평화와 통일을 저해하는 외세의 간섭에 대해 강력한 돌파 의지를 표명하고 이를 위한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3. 우리 활동의 취지와 목적에 공감하는 단체와 개인에게 문을 열어 놓고 최대한 연대해 나갈 것이다.

 

- 평화의 새 시대를 위해 남북정상합의 국회비준 즉각 이행하라!

- 남북정상합의 이행을 방해하는 한미워킹그룹 즉각 해체하라!

- 전쟁을 부르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하라!

 

2020년 7월 22일

남북정상합의이행 한미워킹그룹해체 인천비상시국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