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도심 속에 위치한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물향기수목원 내·외부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해 수목원을 통과하는 초미세먼지의 양의 조사를 시작했다.

4월~7월 측정결과를 살펴보면, 물향기수목원 외부의 초미세먼지(PM-2.5 기준) 농도는 3개월간 평균 47.5㎛/㎡로, 환경부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기준 36㎛/㎡ 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수목원 내부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2.8㎛/㎡에 불과했다.

외부 측정지점과 내부 측정지점 사이의 거리는 약 500m정도였지만, 초미세먼지 농도는 절반 이상 차이가 났다.

또한 대기가 서풍인 날을 기준으로 물향기수목원 외부라도 동쪽 지점이 서쪽보다 46%가량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다.

실제로 서풍이 불었던 6월 26일 수목원 서쪽 지점의 초미세먼지는 37.5㎛/㎡이었지만, 동쪽 지점은 20.2㎛/㎡으로 측정됐다.

이는 초미세먼지가 물향기수목원을 통과하면서 복잡한 구조의 나무와 나뭇잎에 의해 차단·흡착돼 농도가 감소한 것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연구소는 지속적으로 물향기수목원 내외부의 초미세먼지 수치를 조사·분석, 도시숲의 공기정화 능력과 풍향(풍속)과 미세먼지양의 상관관계, 이산화탄소 변화량 등을 연구해 나갈 방침이다.

신광선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도시숲과 산림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며 “앞으로도 미세먼지 저감 등 도민들을 위한 산림복지 혜택이 늘어날 수 있도록 나무와 숲을 잘 보존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오산시 수청동에 개원한 이래 연간 35만 명이 찾고 있는 ‘물향기수목원’은 수령이 40년 이상 된 나무와 희귀식물 등 1900여 종이 전시돼 있는 경기도 대표 수목원이다.

특히 주변에 상가, 주거시설, 지하철 등이 인접해 있어 도심 속 숲의 중요성을 연구하기 적합한 곳으로, 오산 지역 도민들에게 산림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도시숲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