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다고 한다. 전국 최대 규모의 기초단체인 수원시장을 역임하면서 쌓은 '자치분권 리더십'을 기치로 내걸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정치와 자치'를 소망해 온 염시장은 당내는 물론 전국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부터도 '자치 분권' 등의 가치를 실현해 낼 수 있는 적임자로 꼽혀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20일 출마를 선언하며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를 이끌 새로운 정치 리더십이 전국의 각 지역으로부터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풀뿌리 정치인들에게는 현장의 힘이 있다”고도 했다.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현장의 대처능력이 성패를 좌우한다며 국가 운영의 기조를 중앙집권체제에서 분권체제로,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 역정의 대부분을 '지역의 롤모델', '지역의 대변인'으로 일관해 왔다. 그만이 찾아내고 추진해 온 '지역 정책'들은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전국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돼 왔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수원시 도시계획시민기획단 설치와 운영 사례는 초등학교 4학년 사회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으며 중앙정부의 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지역내 갈등과 반목을 통합의 에너지로 바꿔가며 수원시민의 삶을 보살펴 온 그의 발자취들은 이미 상응한 평가를 받아온 바가 있다.

민주주의 정치 선진국들의 모델도 바로 '지역의 역량'을 토대로 하고 있다. 권력쟁탈에 사활을 거는 지금의 중앙정치 행태로는 주민, 시민, 국민의 삶을 온전히 보살피기 어렵다. 퇴행적 중앙정치에 풀뿌리 민주주의의 역량과 경험을 이식해야 하는 시점에서 염태영 시장의 도전은 그 의의가 적지 않아 보인다.

또 하나 기대하는 바가 있다. 그의 최고위원 도전은 집권 여당인 민주당 혁신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중앙정치무대의 정당들은 진영 이념의 화석으로 굳어져 대립과 갈등만 양산해내고 있지 않은가. 염태영 시장이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거둔 성과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배려와 절제, 타협의 정치 혁신을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