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아토, 소리집중극 '두향연가'
내일부터 이틀간 온라인 공연 진행
퇴계 이황 사랑했던 기생의 이야기
배우들 연기·음향효과 연주 동시에
▲ 극단 아토의 소리집중극 '두향연가' 연습장면. /사진제공=극단 아토

 

인천 미추홀구 학산소극장 상주단체인 극단 '아토'가 소리집중극 '두향연가'를 17일 오후 4시와 18일 오후 2시에 유튜브 채널 인투티비에서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인다.

'두향연가'는 1년의 사랑으로 20년을 한 남자만 사랑한 관기 '두향'의 사랑이야기다.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에는 퇴계 이황이 죽으면서 유언까지 남기며 아꼈던 매화나무가 1986년 서원의 앞마당에서 416년을 살다가 가뭄에 말라 죽어버렸다.

나무가 말라죽기 1년 전 충주댐 건설로 충주호가 생긴다. 호수가 생기기 전, 이곳에 있던 마을에 기생의 묘 하나가 있었는데 묘비에는 관기 '두향'이란 글귀가 적혀있었다.

마을이 수몰되기 직전, 퇴계 선생 제자의 후손들은 이 묘를 다른 곳으로 이장하고 계속 관리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어 기생의 묘를 관리하는 것일까?

일찍이 아들을 잃고 부인과 사별한 이황은 48세 때 외직을 자청하여 단양군수로 부임한다. 쓸쓸함과 무료함 속에 매화를 보며 시를 짓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어느 날 관기 두향이 그에게 청매화분을 선물한다. 매화를 가꾸며 서로를 알아가는 두향과 이황. 이들에겐 어떤 일이 펼쳐지게 되는지…

이번 공연은 국악 단체 '예술숲'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한다. 풀벌레소리, 새소리, 빗소리 등 모든 음향 효과는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며 공연한다. 연출을 맡은 극단 아토 이화정 대표는 “모든 것이 넘쳐나는 시대에 화려하고 빠른 시각적인 모습보다 느리고 작은 미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쉬워 보이더라도 좀 덜어낸 공연을 올려보고 싶었다”며 “'채움'보다 '비움'이라는 단상으로부터 시작된 다소 생소한 형식의 이번 공연은 사랑이야기 속 빈틈을 관객의 상상력으로 모두 채워줘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032-866-3993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