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네티즌들 사이에 이전투구로 불리는 난타전이 점입가경이다. 거칠고 저급한 말들이 며칠째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해 정리하기조차 쉽지 않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11일 페이스북에 부친의 사망소식을 듣고 입국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를 향해 “장례 뒤 미뤄둔 숙제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오랫동안 부친을 괴롭혀온 병역비리 의혹을 깨끗하게 결론 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주신씨의 부친께서 18년 전 쓴 유언장이란 글에는 '정직과 성실'이 가문의 유산이라 적혀 있었다. 박씨가 부친의 유지를 받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2일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은 이미 깨끗이 끝난 사안이다. 비판을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어디서 꺼리도 안되는 것을 주워와서, 그것도 부친상 중인 사람을 때려대니 도대체 머리에는 우동을 넣고 다니나”라며 “야당이라고 하나 있는 게 늘 옆에서 똥볼이나 차고 앉았으니. 하여튼 미래통합당은 답이 없다. 수준이 저래서야”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곧바로 되받아쳤다. 13일 “분열적인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 겪고 계신 진 전 교수에게 깊은 안타까움을 전한다. 한때 창발적 논객이셨는데 최근 '삶은 소대가리' 식의 막말 혹은 똥만 찾으시니 그저 안타깝다. 많이 힘드신가 보다”라고 말했다. 진중권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그동안 상대를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공격했던 것과는 자못 다르다. “진중권이 임자 만났다”는 얘기가 나왔다.

대신 홍준표 무소속 의원에게로 화포를 돌렸다. 14일 페이스북에서 “이분은 학창 시절에 '선데이서울'을 너무 많이 보셨다”며 “수준 좀 보라. 그 후유증”이라고 비꼬았다. 홍 의원은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홍사는 조선 연산군 때 미녀를 뽑기 위해 지방에 파견한 관리를 일컫는다.

홍 의원은 15일 진중권을 겨냥해 “X개의 특징, 시도 때도 없이 짖는다. 피아 구분 없이 아무나 문다”고 밝혔다.

또 “이러니 이분(홍준표)의 입당에 거부감이 많다”고 자신을 비판한 권영세 통합당 의원을 향해 “좀비의 특징, 아무런 생각이 없다. 죽은 것 같은데 영혼이 없어도 살아 있다”라고 썼다.

이전투구는 지켜보는 게 상책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이이제이'를 즐기는 듯하다. 저급하기 짝이 없는 발언들을 가감없이 모아본 것은 우리나라 정치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평가는 세인들에게 맡긴다.

 

김학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