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례허식 사로잡힌 것 아니냐” 지적
“서로 유대 높이고 직원 격려차 요청”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수도권 3개 지자체에 기관장상을 요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놓고 지자체들 간 첨예한 긴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매립지 운영사인 공기업이 자화자찬하며 상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인천시와 수도권매립지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달 11일 시에 '공사 창립 20주년 기념 표창 수여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사가 수도권매립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지 20주년이 됐다며,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데 기여해온 자사 직원을 격려해 달라며 지자체장 표창 수여를 건의한 것이다. 공사 창립 기념일은 이달 22일이다.

공사는 공문에서 “2000년 7월 창립 이래 음식물류 폐기물 직매립 금지, 유기성 폐기물 처리 기반 구축을 포함해 수도권발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한 것은 물론, 수도권매립지가 세계적 친환경 매립지로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며 스스로를 치켜세웠다. 해당 공문은 서울시와 경기도에도 전달됐고, 이후 3개 지자체는 공사에 표창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창립 20주년이란 숫자가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협력적 차원에서 표창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일 직원 3명이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기로 한 상황에서 지자체장 표창을 요구한 것을 두고 허례허식에 사로잡힌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여기에 수도권매립지 운영사인 공사가 매립지 사용 종료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이용자들에게 상을 달라고 요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은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신규 매립지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이를 두고 지자체들 간 첨예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집안 잔치를 열겠다고 표창을 달라는 것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본분을 망각한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수도권매립지 운영과 관련해 지자체들과 협의해온 부분도 있고 서로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직원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