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자원임이 틀림없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제염기술이 뛰어났다. 특히 일제에 의해 1907년에 도입된 천일염 기술로 기존의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얻어내는 '자염' 방식보다 양질의 소금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천일염이 생산된 국내 최초의 염전이 인천 '주안염전'이었다. 이 곳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순도가 높아 중국과 대만의 천일염과 비교해 품질이 매우 우수했다.

인천과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금이 나는 곳이었다. 1906년 화성군사(史)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화성시에서 한해 얻어진 소금만 2만8000석, 즉 2800t 가량이 생산됐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화와 함께 염업이 성행하던 경기도와 인천에는 폐염전이 속출했고 경쟁력을 잃은 소금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얼마 전 주안염전을 찾아 나섰다. 온종일 주안염전의 흔적을 찾아 헤맸지만, 골프장과 대형마트가 들어선 도심 가운데서 염전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무성한 잡초 사이를 어렵사리 비집고 나온 표지석만이 이곳이 염전이었음을 알렸다. 전국 제일의 소금이 생산되던 화성 남양 일대도 공터에 잡초만 무성할 뿐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경기도에 몇 남아 있지 않은 '공생염전'마저도 값싼 중국산 소금에 밀려 곧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해마다 천일염의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3년 6160원(20kg)이었으나 지난해 3340원으로 폭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저염식의 인기 등으로 순수 우리나라의 소금인 천일염은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 땅에서 우리 기술로 일군 우리 소금을 맛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박혜림 경기본사 문화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