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별 망막박리 발병률.(근시가 많은 아시아에서는 젊은 연령대에도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우세준 교수.
▲ 우세준 교수.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나는 ‘망막박리’의 원인이 근시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0세 미만 젊은 나이에서는 근시가 망막박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팀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이 병원에서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환자 1599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망막박리는 안구 안쪽 벽에 붙어있어야 할 망막이 벽지가 떨어지듯 맥락막에서 떨어져 들뜨게 되는 상태를 칭한다. 눈앞에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 빛이 번쩍거리는 듯한 광시증, 검은 커튼을 친 것처럼 시야가 까맣게 변하는 시야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분리된 망막을 방치하면 안구가 위축되거나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망막박리의 발병률은 20대와 5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양봉형 양상을 보였다.

50세 미만의 젊은 망막박리 환자에서는 고도근시 비율이 50∼60%, 근시 비율은 90%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50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고도근시 비율이 10% 이하, 근시 비율은 20∼30% 정도로 젊은 연령대와는 큰 차이가 났다.

이 같은 결과는 고도근시로 인해 유리체 액화(젤 형태의 유리체가 물로 변하는 현상)와 유리체 박리가 보다 일찍 나타나면 이른 나이에도 망막박리가 유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근시가 아닌 경우에는 유리체 액화와 유리체 박리가 노화 때문에 일어나고, 이로 인한 망막박리 역시 50세 이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망막박리의 첫 증상은 비문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젊은 나이에 고도근시를 앓으면서 비문증을 느낀다면 안과를 찾아야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눈 건강과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 리서치 인터내셔널(Biomed Research International) 최근호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