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상부지 활용 용역 착수 … 공원 등 기본구상 바탕 계획 수립 나섰지만
지난해 민관합의 이후 논의 전무·숭인지하차도 착공 또 미뤄 앞날 불투명
▲ 인천 배다리 도로 공사를 재개하는 데 민관이 합의한 지 11개월 만에 인천시가 '숭인지하차도' 상부공간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사진은 공사가 중단된 된구 송현 쌍굴터널 일대 모습.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배다리 도로 공사를 재개하는 데 민관이 합의한 지 11개월 만에 인천시가 '숭인지하차도' 상부공간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도로 개통에 물꼬를 튼 셈이지만 “20년 해묵은 난제를 풀었다”는 시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공사 시기는 내년으로 또다시 미뤄졌다. '1차 중간 합의' 이후 민관협의회가 공회전하며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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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구 송현동 동국제강 간 도로'의 미착공 구간인 배다리 지상부지 활용을 위한 '기본구상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한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공원과 복합 커뮤니티센터, 주차장 등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6개월간 계획을 수립한다고 설명했다. 용역비 1억9300만원은 이달 초 확정 고시된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됐다.

이번 용역은 지난해 8월21일 발표된 '1차 중간 민관 합의서'의 후속 조처다. 민관협의회에 참여했던 주민대책위원회는 '전면 폐기'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5t 이상 차량의 24시간 통행 금지, 주민감시단 운영, 지상부지 활용 협력 등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박남춘 인천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배다리 지하차도 문제를 시정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화에 나섰다”며 “민선7기 시정 철학을 실천하는 대표적 민관 협치 사례”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간 합의 이후 민관협의회는 한 차례만 추가 회의를 열고 사실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이마저도 지난해 9월 동구가 별도 민관협의체를 구성한 데 대해 일부 위원들이 문제 제기하면서 개최된 자리였다. 지난 2월 도로 인근 주민 50여명으로 '배다리도로 주민협의회'도 출범됐으나 대화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종우 시민정책담당관은 “(인천형 도시재생 사업인) 쇠뿔고개 더불어마을 주민 조직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관 합의 1년이 가까워지도록 도로 개통 시점도 불투명하다. 올해 업무계획에서 시는 숭인지하차도를 이달 착공한다고 밝혔으나 상부공간 활용 용역으로 실시설계는 중단됐다. 이미 완공된 동국제강 앞 고가도로(1구간)와 송현터널(2구간) 개통 논의도 진척이 없다. 중간 합의문에선 “주민 의견을 수렴해 2구간 개통 방법·시기를 추후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시 도로과 관계자는 “상부공간 활용안이 확정되고 설계가 끝나면 내년 하반기에나 숭인지하차도를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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