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희정 소방장]

서부소방서 첫 여성운전원 탄생
화재·구급·구조현장서 경험 축적
신속·안정감 '베스트 드라이버' 인정

 

“스스로 여성이라는 굴레 안에 갇히지 말고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인천 서부소방서에서 처음으로 여성운전원이 탄생했다. 오류 119안전센터 소속 왕희정(41) 소방장은 지난달부터 소방펌프차 운전원으로 화재 현장을 누볐다.

왕 소방장은 2008년 10월6일 소방관으로 임용돼 화재·구급·구조현장 등을 다니며 경험을 축적한 베테랑 여성소방관이다.

왕 소방장은 새내기 소방관일 때부터 운전원을 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소방차 운전은 까다롭고 관련 장비와 장치가 많다 보니 남성 소방대원의 전유물로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소방관 문화가 바뀌면서 왕 소방장은 운전원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새내기 소방관일 때부터 운전원을 하고 싶었습니다. 현장을 나갈 때마다 남성 소방관들보다 체력 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불 끄는 것 말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운전원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에 기회가 돼 소방차 운전 교육과 실습을 거쳐 운전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소방차는 일반 승용차보다 차폭이 넓고, 길이가 3~4배 정도 길어 운전이 쉽지 않다고 한다.

또 3t 이상 소방용수를 싣고 운전을 해야 할 뿐더러 화재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해야 해서 교통사고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

왕 소방장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신속하고 안정감 있게 운전을 해 동료들 사이에서 '베스트 드라이버'로 불린다.

그가 베스트 드라이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운전원을 하고 싶다는 말을 동료들에게 했을 때 지지를 해줬습니다. 동료들이 모르는 부분들을 친절하고 꼼꼼하게 가르쳐줘 운전 실력이 향상되기도 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서장님도 여성소방관 운전원 양성에 적극적이어서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운전원에 도전하고 싶은 여성소방관들에겐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전원이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해보세요.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용기를 갖고 하고 싶은 걸 말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료들이 당신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해줄 것입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