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하반기 신설 예정인 산하기관 '경기교통공사' 주사무소 유치를 희망하는 시·군을 공모하기로 한 가운데, 일부 시의 과열 경쟁이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넘어 서로 지나치게 비난하는가 하면, 용역 예산을 놓고도 말이 많다. 자칫 유치전으로 인해 자치단체 간 앙숙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분위기를 낳는다.

경기교통공사 공모 대상은 경기북부 10개 시·군과 김포, 이천, 양평, 여주, 광주, 안성, 용인 등 접경지역과 자연보전권역에 포함된 17개 시·군이다. 경기도는 공모 기간 신청서를 받아 1차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를 한 뒤 2차 제안 설명, 평가위원 심사를 거쳐 최종 입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평가에선 균형 발전, 입지·환경여건, 교통공사와 사업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경기교통공사는 시·군마다 다른 대중교통체계를 통합해 관리하는 교통전담기구다. 경기도가 대중교통 서비스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다. 자본금 185억원은 도에서 전액 출자한다.

그런데 경기북부 권역의 의정부시와 양주시가 경기교통공사 유치를 놓고 과열 경쟁을 벌여 눈총을 산다. 먼저 의정부시는 유치 경쟁자인 양주시에 발끈하고 있다. 양주시가 최근 포천시에 '경기교통공사 유치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는 '선의의 경쟁을 퇴색하게 만드는 행정'이라며 비판하지만, 양주시는 '포천시가 먼저 제안했다'며 당혹해 한다. 양주시는 지난 6월29일 포천시에 '경기교통공사 유치를 위한 협조 공문'을 보내면서, 포천시와 힘을 모아 경기교통공사를 양주에 유치하자고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크게 반발한다. 인근 지자체와 유치 협조를 얘기하는 일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난을 하고 있다.

볼썽사납다. 아무리 교통공사를 유치하는 게 유리할지라도, 상생 발전을 도모해야 할 자치단체 간 싸움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에 유치를 위해 녹색어머니회·모범운전자회 등을 동원한 홍보 활동과 용역비 투입에도 주민들은 고개를 젓는다. 주민들은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경기도에서 처음 생기는 교통공사인 만큼 힘을 합쳐31개 시·군 대중교통체계를 통합 관리하는 전담기구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