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배출시간·무게 등
규정 여전히 안지켜져 … 곳곳 몸살
기계 고장·노동자 안전 위협도
시 “단속·캠페인 지속 진행할 것”
/사진출처=수원시
/사진출처=수원시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가느냐는 시민들의 지적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입니다.”

7일 오후 수원시 인계동 수원시청 뒤편. 식당을 비롯해 숙박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수원시청 일대엔 쓰레기들이 곳곳에 쌓여 있다. 이미 청소노동자들이 쓰레기를 수거한 곳이다.

청소노동자 정모(40)씨는 “쓰레기 배출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이처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수원시가 '새벽 노동 없는 수원'으로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했다. 시는 지난 1월 청소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을 바꾸면서 쓰레기 배출 시간도 변경했다. 노동시간은 새벽부터 시작해 오전 내에서 오전 5시부터 오후 2시로, 쓰레기 배출 시간은 기존 새벽 3시부터 낮 12시에서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로 변경했다.

하지만 노동 환경을 개선한 이후 쓰레기 분리와 배출 시간을 지키지 않는 일부 상인이나 시민과 마찰이 생기면서 청소노동자의 다른 근심거리가 생겼다. 일부 상인과 시민이 바뀐 규정을 6개월이 지나도록 지키지 않고 있다.

그렇다 보니 곳곳에 나뒹구는 쓰레기로 인해 심한 악취와 많은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부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쓰레기를 수거해가라는 등 직접적인 얘기와 함께 시에 민원도 넣는 실정이다.

쓰레기 배출무게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 50ℓ 종량제 봉투는 13㎏, 100ℓ 종량제 봉투는 25㎏으로 배출무게의 상한선을 두는 조례를 개정했다. 하지만 이날 시청 일대엔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다른 검은 봉투와 함께 테이핑 처리된 것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쓰레기를 분리하지 않으면 종종 쓰레기 차량과 자원회수시설 기계의 고장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청소노동자의 안전도 위협한다.

일반 쓰레기와 함께 뒤엉켜 버려진 플라스틱과 캔 종류의 날카로운 철이 쓰레기 수거 차량 내 쓰레기를 압착하는 회전판에서 종종 튄다는 게 청소노동자들의 설명이다.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관계자도 “소각로에서 완전연소 되지 않는 고철들은 기계에 손상을 준다”며 분리수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씨는 시 차원에서 주민 홍보와 단속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쓰레기 배출시간부터 무게와 분리수거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모르는 시민이 많다”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일부지만 성숙하지 못한 얌체 시민으로 다수가 고통을 받기에 단속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쓰레기 배출시간을 비롯해 배출무게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시는 지난 6월 종량제 배출무게 미준수(100건), 재활용품 미분리(161건), 배출 시간 미준수(188건) 등을 적발했다.

시 관계자는 “하절기에 구별로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단속과 함께 관련 캠페인을 지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