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 기회로 기술독립 추진
도, TF팀·간급추경 편성 성과
㈜써브 화물 팔레트 개발 성공
미국 램리서치와 투자협약도
/사진제공=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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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 일본 기술독립 선언 1주년을 맞은 경기도가 소재·부품·장비 산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본의 수출규제를 기회 삼아 경제 및 기술독립을 이뤄내자'고 강조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관련 마스터 플랜을 세우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주요했다는 평이 뒤따른다.

7일 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7월 일본이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하자 태스크포스(TF) 팀 구성과 긴급 추가경정예산 투입 등의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일본 수출규제 대표 품목인 반도체 산업이 도에 집중돼 있을 뿐 아니라 전국에서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은 곳이 도이기 때문이다. 이에 당초 도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 발표 당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도는 수출규제 발표 사흘만인 7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수출규제 대응 TF팀 구성과 피해신고센터 개소 등 적극적으로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아울러 지난해 9월 경기도의회 만장일치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인 326억원 규모의 긴급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자칫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을 수습하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진제공=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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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을 끈 도는 곧이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체계적인 국산화를 이뤄내고자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이에 지난 5월 '경기도형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 용역에서는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산업 생태계의 거점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핵심전략 품목 선정과 육성, 산학연 클러스터 촉진 등의 3대 전략 및 10대 과제 등이 제안됐다.

이를 바탕으로 도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과 판로지원, 관련 인프라 구축 등에 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처럼 도는 도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 기업들의 원활한 경영 활동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소재·부품·장비 시설투자와 운전 자금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고자 1500억원 규모의 특례 보증에 나섰고 현재까지 200여개 기업의 자금 융통을 도왔다.

기술독립 실현에 총력을 기울인 도는 글로벌 기업 연계 부품 국산화 지원 등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화성시 소재 중소기업 '㈜써브'로 이 기업은 도의 지원으로 '항공기용 화물 팔레트' 개발에 성공해 국내 최초로 미국연방항공청(FAA)의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도는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의 기술력만으로는 단기간 내 빠른 공급 안정화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해 9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회사인 미국의 '램리서치'와 R&D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 MOU를 체결했다.

도는 용인 지곡산단에 들어서게 될 이 센터가 만들어진다면 소재·부품·장비 관련 인력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광열 도 경제실장은 “이제는 단기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진정한 기술독립, 더 나아가 기술 선도 강국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다져야 할 때”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개발은 물론, 산학연 간 연계협력과 과감한 제도개선, 적극적 투자유치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