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낯설음·낯익음 공존 '미지의 회화 세계'
낯설음·낯익음 공존 '미지의 회화 세계'
  • 박현정
  • 승인 2020.07.07 19:50
  • 수정 2020.07.07 19:50
  • 2020.07.08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확히-알지-못함'전]
파주 '아트스페이스 휴'서 내달 6일까지
지속적 연구 기반 올해 두번째 프로젝트
작가 관찰대상 불특정 장소·사물로 은유
▲ 노정원 '의아한 세계'/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 전시 전경./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우거진 숲 사이로 보이는 이질적인 건물, 본래의 쓰임을 다하고 아무렇게나 방치된 공간, 자연을 지속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자연….

낯익음과 낯설음이 동시에 다가오는 다양한 풍경들이 파주 아트스페이스 휴의 곳곳을 오는 8월6일까지 장식한다.

아트스페이스 휴는 새로운 회화 작업에 대한 지속적인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올해 두 번째 회화 프로젝트 '정확히-알지-못함' 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세 명의 작가가 개인적인 사건이나 관찰의 대상이 불특정한 장소나 사물로 은유되는 방식을 주로 다룬다.

김민조 작가는 시간과 경험의 축적에 따라 변형되는 기억의 가변성을 이야기한다.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진흙의 미끈한 물성과 같이 경험과 기억은 절대성을 담보하지 않으며 형태는 유연하게 재가공된다.

김 작가는 자신이 처한 사회나 문화적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되거나 소외된 이들의 군상을 작품 속에 등장시킨다. 흰색 연기, 액체, 평원, 무언가 쥐고 있는 손, 인물들의 제스처와 같은 은유적 요소들로 개인이 겪는 불안, 상실, 염원, 소망과 같은 심리를 표현했다.

이해민선 작가는 오랜 기간동안 산, 돌, 흙과 같은 실재의 자연물에 관심을 뒀다. 매일 마주하는 대상의 속성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반복되는 재생과 소멸의 에너지를 화면에 담는다. 자연물과 인공물 그리고 인간의 내면이 빚어내는 풍경의 재배치를 통해 조화와 균형, 변형, 변화의 움직임을 생성해낸다. 개체와 개체가 각각 특성을 잃지 않으면서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특질을 만들어 내는 순간을 작가는 '생명'이라고 표현한다.

노정원 작가는 불특정한 장소와 불분명한 인물의 모호성에서 오는 의문과 불안의 감정을 절제된 색과 형태로 밀도 있게 담아냈다. '아름다운 표정과 언어는 거짓이고 우리들의 비밀은 언제나 잘 감춰져 있다'는 작가의 관점처럼 특징이 지워진 장소와 텅 비어있는 인물의 표정 등이 농밀한 여운을 남긴다.

노 작가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모든 존재에는 핵심이 없고 영원히 공허하다”며 “내면을 열어 내 자신이 존재의 핵심이 된다 할지라도 그 순간은 비어있는 공간을 잠시 차지하는 것일 뿐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zoey0501@incheonilbo.com

 

▲ 인천일보, INCHEONILBO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