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생활 및 사회 영역에서 언택트(Untact, 비대면)의 일상화를 예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바이러스와 부딪치지 않으려면 비대면_비접촉은 필수고, 인간끼리 관계를 맺는 방식이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온택트(Ontact)'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비대면이 사는 길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고, 이제는 기존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인 언택트의 유형으로는 온라인 쇼핑,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온라인 설명회, 관중없는 운동경기_공연, 키오스크(무인종합정보안내시스템)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중 온라인 쇼핑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익숙해진 것이고, 온라인 설명회와 키오스크도 이미 정부기관, 은행, 전시장 등에서 등장했다. 디지털시대의 흐름이지 굳이 코로나와 연결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온라인 수업은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온라인시스템이 발전해도 양질의 교육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 입증됐다. 특히 인성교육은 시대를 떠나 중요시되는 부분인데, 비대면 교육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월이 변해도 교사와 학생은 학교라는 현장에서 마주해야 한다.

무관중 경기는 생각만 해도 어색하다. 스포츠는 선수와 관중이 함께 호흡한다. 관중들이 뿜어내는 열광의 에너지를 받아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보답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관중이 없는 스포츠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연도 마찬가지다. '방구석 응원'이나 '방구석 관람'은 선수나 예술인들에게 재앙 수준이다.

“가치관이 바뀌었다. 이제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대단위로 무슨 일인가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혼자 무슨 일인가를 하면서 사는 연습을 해야 하겠다. 절대적인 단절과 고독과 속박의 시대다. 인생이 외롭고 쓸쓸하게 되었다.” 유명 문학가의 언론 기고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굳이 답한다면 생각 과잉이다. 생각은 비울수록 좋다는 얘기가 있다.

언택트의 시대에도 우리 사회는 콘택트(접촉)하며 일하는 사람들 없이는 작동될 수 없다. 디지털 과학기술이 선도한다는 신세계에서도 대면 노동은 여전히 유효할뿐 아니라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언택트에서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필수적인 대면 결과인 재화나 서비스에 의지할 것이다.

게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DNA가 바뀌지 않는 한 서로 만나 대화하고 연대하며 감정을 나누면서 삶을 영위하게끔 돼 있다. 언택트 일상화, 전면화는 환상이다. 제한적, 부분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설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김학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