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아라뱃길 아라폭포, 2020년.

 

“조금만 더 참자. 그래 다음 달이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그때가 되면 미뤘던 사진 여행도 가고 지인들과 맛있는 밥집도 순례해야지.”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며 지내온 시간이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간다.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사진을 담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진쟁이'에게 지난 6개월의 시간은 그 누구에게보다 가혹했다. 아름다운 계절을 보내며 출사 여행을 가지 못하고 발이 묶이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일까 이유 없이 울컥 울화가 치밀다가 급기야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일종의 '코로나증후군'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3개월 정도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와 저항하며 보냈다면, 이후 3개월은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와 쌓인 불안이 짜증과 분노 그리고 우울감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코로나19에 이제 당당하게 맞서야겠다며 확 트인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 때마침 맑은 햇살이 먹구름 사이로 환한 얼굴을 내민다. 차를 몰아 경인아라뱃길로 달려갔다. 나 같은 생각을 했는지 많은 시민들이 강가에서 모처럼 여유 있는 휴일을 보내고 있었다.

경인아라뱃길에는 '수향8경'이 있다. 그중 필자가 꼽는 제1경은 아라폭포다. 하얀 포말을 쉼 없이 뿜어내며 쏟아져 내려오는 아라폭포의 물줄기에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함께 씻겨 나가는 듯하다. 때맞춰 한국관광공사는 올여름 여유롭고 한가한 '언택트관광지' 100곳에 경인아라뱃길을 포함시켰다.

진작 나왔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인천에는 코로나증후군을 이겨내고 잃어버린 삶을 조금씩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바다와 섬 등 청정한 자연이 가까이 있다. 인천이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증후군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섬과 바다로 나가기 위해 오늘도 사진 장비를 챙겨 든다.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