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전 전 인천일보 편집국장과의 '인연'으로 집필
인천의 경제 수치 묶어 특성 분석해 향후 과제 제시

 

“누가 인천 욕하는 거 싫죠. 근데 인천이 잘 안되는 건 더 싫어요. 저한테 인천은 애지중지 키우는 난 같은 존재예요.”

김하운(65·사진) 인천시 경제특별보좌관은 지난달 25일 <인천사람도 다시 보는 인천경제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인천 경제와 관련된 수치들을 묶어 자신만의 관점에서 해설하고, 인천만의 경제 특성을 분석해 향후 과제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책 속에서는 그가 인천을 바라보는 애틋한 시각도 엿볼 수 있다. 그런데도 지난 3일 시청에서 만난 김 특보는 시민 삶을 바꾸는 정책 대안을 저서에 담지 못함에 아쉬움을 전했다.

김 특보는 “좋은 책이 아니다. 굉장히 거칠고 독설이 담긴 부분도 많다. 인천이 가야 할 방향을 말하다 보니 마치 인천이 문제투성이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면서도 “인천에 학교나 연구소가 없는 것도 아니고 책 쓰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으니 앞으로는 보다 정제된 형태의 경제 서적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이 책이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에서 일한 인연으로 인천에 자리잡은 김 특보는 현재 충청남도·경상남도 자문위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경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없기 때문이란다. 이전까지 각 지자체에서는 중앙정부에서 '배당'하는 정책들을 따라가기에 바빴다. 인천에서도 지역경제에만 집중하는 정책 역량을 키우는 데 미진했다는 것이 그의 아쉬움이다.

김 특보는 “지방자치제 아래에서는 지자체 스스로 정책을 고안하고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 산업단지뿐만 아니라 인천 사정에 맞는 산단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책을 바탕으로 인천시민들이 바라고, 할 수 있는 지역 경제정책을 만들었으면 한다.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는 데 뒷받침할 수 있는 지역 경제이론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20여년간 한국은행에서 일하면서 신문 칼럼을 쓰거나 방송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며 경제 정책과 관련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왔지만 책을 쓸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수천장의 원고를 보관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 맞게 편집하고 정리할 자신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자신을 “게으르다”고 평하는 김 특보가 인천경제 관련 책을 내는 데에는 2013년 별세한 김홍전 전 인천일보 편집국장의 힘이 컸다.

김 특보는 “어느 날 김홍전 기자가 찾아와서는 자신이 쓴 <경제전문기자가 본 인천경제사> 책을 내밀며 '세상에 인천 경제 책이 이거 하나만 있어선 되겠느냐'고 책을 써달라고 하더라. 돌아가시기 얼마 전 일”이라며 “기일을 앞두고 이제야 김 기자 집으로 책을 보냈다. 7년 만에 마음의 빚을 덜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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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잘살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신·구도심 간 경제력 격차 확대와 산업단지의 노후화. 대도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의 1인당 개인소득과 열악한 가계 재무. 높은 고용률에도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일자리'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을 지냈던 김하운(65) 인천시 경제특별보좌관이 최근 발간한 책 <인천사람도 다시 보는 인천경제 이야기>에서 분석한 인천 경제의 현주소다.김 특보는 “서울·부산·대구의 지역내총생산 비중은 지난 30여년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인천은 과거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인천의 성장과 발전에 지속적인 제약요인으로 작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