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액 확대' 천명했지만 올해만 관련예산 1976억 중 740억은 국비 충당
정부가 인천이(e)음을 비롯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운영 등에 국비를 2022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올해에만 인천이음 캐시백 지급에 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700억원이 넘는 국비를 지원받는 인천시로선 향후 재원 조달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캐시백 비율에 따라 결제액이 등락을 거듭하는 인천이음 지속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행정안전부 지역금융지원과 관계자는 2일 인천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정부 예산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관련 비용을 포함시키면서 2022년까지만 지원하는 3년짜리 사업으로 계획했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역사랑상품권은 국가사업이 아닌 자치사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국비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인천이음 발행 예산의 상당 부분을 국비에 기대고 있다. 지난달 말 인천시의회를 통과한 2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기존 976억원이던 인천이음 캐시백 예산은 1976억원으로 증액됐는데, 이 가운데 국비는 740억원(37.4%)을 차지한다. 앞서 시는 지난 1일 '민선7기 후반기 시정운영계획'에서 2조5000억원 규모인 인천이음 누적 발행액을 1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비 지원이 끊기면 인천이음 발행을 확대하는 만큼 시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캐시백 지급으로 시의 재정 부담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본예산에 15억원이 반영됐던 인천이음 예산은 추경을 거쳐 81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예산은 이미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로 불어났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최대 10%로 상향된 캐시백 비율을 낮추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11월 시는 재정 고갈 위기에 처하자 월 30만원까지 3%로 캐시백 비율을 떨어뜨렸다. 그해 12월 인천이음 발행액은 1345억원으로, 앞선 7월 2789억원에서 반 토막이 났다. 캐시백을 줄이면 발행액이 급감하고, 캐시백을 늘리면 재정 부담이 커지는 현상에 가로막힌 것이다.
시는 지역화폐에 국비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만 내놓고 있다. 김상섭 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이번에 시행된 지역사랑상품권법에 국가가 운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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