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거모지구 사업소 폐지 '횡포'

직원 부족·사무실 공간 협소
중요 업무 종료 등 이유 철수

주민 “보상금 광명 수령 분통”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사업단이 거모지구 공공택지개발을 추진하면서 거모지구 인근에 설치했던 사업소 폐지를 추진하고 있어 보상대상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소가 폐지되면 보상금을 수령하기 위해 광명시흥사업단까지 왕래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기 때문이다.

2일 LH 광명시흥사업단과 시흥 거모지구 주민들에 따르면 LH 광명시흥사업단은 현재 사무실 공간과 주차장 협소, 보상업무 직원 부족을 이유로 거모사업소를 철수하고 광명시흥사업단에서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토지수용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실태조사 등 자신들의 중요 업무가 끝났다는 이유로, 사업소를 철수하면 많은 주민이 보상금을 수령하기 위해 광명시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며 이는 주민들을 배신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사업소 폐지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인 데다가 민원서류가 미비할 경우, 여러 번 왕래해야 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며 LH 측의 민원인에 대한 무성의를 지적했다.

주민 A씨는 “토지를 헐값에 강제로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 먼 곳까지 돈 받으러 오라는 적반하장의 횡포는 정부투자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주민 B씨는 “수십만평을 개발하면서 고작 직원 2명을 사업소에 배치해 놓고, 코딱지만 한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해 오다가 인제 와서 직원이 부족하고, 장소가 협소해 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먼 곳까지 보상금을 받으러 오라는 LH는 주민들을 위한 배려와 관심조차 가졌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LH는 지난해 7월 시흥시 군자동 도일길 900 남성빌딩 2층에 사업소를 개설해 그동안 실태조사를 벌였으며, 최근 감정평가사 선정 등 일련의 보상절차를 마친 상태로 당초 보상금 지급, 택지분양 등을 목적으로 설치했었다.

LH 광명시흥사업단 김영훈 보상부장은 “거모 사업소는 직원 2명으로 보상금 지급이 어렵고, 사무실과 주차장이 협소해 코로나19 감염 등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돼 부득이 거모사업소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