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을 위한 시설들이 장기간 문을 닫으면서 아이는 답답해하고 보호자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그 밖에 발달이 늦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을 가리킨다.

발달장애인은 대개 특수학교나 장애인시설을 다니면서 치유하는 과정을 밟아왔다. 하지만 이들 시설이 코로나 사태로 운영을 중단함으로써 부모가 하루종일 발달장애 자녀를 돌봐야 하는 실정이다. 발달장애인은 시설 이용이 절실하다는 사정이 있다.

발달장애인은 집안에만 틀어박혀야 하는 처지에 놓이자 소리를 지르거나 자해하는 등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여성(46)은 “아이가 어렸을 때는 이상한 행동을 하더라도 힘으로 제압할 수 있었지만 자랄수록 힘이 세지고 있어 좀처럼 막을 수 없다”며 “장애인시설이 문을 닫았으니 아이는 집에만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답답하다며 몸부림치는 모습을 볼 때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부모가 발달장애 자식을 돌보기 위해 생업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동안 자녀를 학교나 시설에 보내고 돈을 벌어왔던 이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일을 못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날 기미가 안 보여 살아가기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최근 제주와 광주에서 발달장애인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벌어졌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발달장애인 시설의 장기 휴관을 유지하면서 비대면 서비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는 발달장애인 돌봄의 특수성을 외면한 면피성 대책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이같은 현실에서 경기도 광명시가 이달부터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과 광명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주목된다. 일반 초•중학교 긴급돌봄서비스가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등교수업이 이뤄진 이후에도 연장 운영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광명시의 선택은 롤모델이 될만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장애인 돌봄 공백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다른 지자체들도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서비스를 서둘러 도입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