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잇단 비대면시험 부정행위 속 '65년 무감독시험' 귀감

 

최근 대학가에서 부정행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인천 제물포고 신입생들은 생애 첫 무감독 시험을 양심적으로 치르며 귀감이 되고 있다.

제물포고교는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감독 시험 소감문 쓰기를 실시했고, 현재 작품을 심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은 지난달 19일 기대와 걱정 속에서 첫 무감독 시험을 봤고, 체험 소감을 작성해 학교에 제출한 상태다.

학생들은 소감문을 통해 '선생님이 있을 때보다 더 조용한 분위기에서 시험을 본 것 같다', '시험 시작 전 방송이 울리며 선서내용을 외치는 데 소름이 끼쳤다'는 등 무감독 시험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썼다.

제물포고의 무감독 시험 전통은 1956년부터 시작돼 올해 65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감독 교사 없이 학생들이 스스로 시험을 보는 무감독 시험 제도를 두고 한때 존폐 논란도 있었지만 학생과 학부모, 교사, 동창들의 지지 속에 보완을 전제로 점차 계승·발전해왔다.

학생들은 시험 시작 전 다같이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다'라는 구호를 외친 뒤 양심 선서를 하고 시험을 치른다. 교사는 교실이 아닌 복도에서 긴급 상황에 대비해 대기를 할 뿐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매년 해오던 무감독 시험 관련 집합교육은 없었지만 학교 소개 자료 및 동영상 수업 등을 통해 수십년동안 이어져 오던 학교 전통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신입생들에겐 첫 시험이었지만 최근 주요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집단으로 부정 행위에 가담한 사례가 밝혀지는 가운데 청소년들의 양심은 더욱 빛을 발했다.

전재학 제물포고 교감은 “학년별로 구성된 자치 조직인 양심지원단을 통해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무감독 시험 전통에 대해 소개를 하며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인성교육의 선두주자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학교 구성원들과 무감독 시험 전통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