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전 장관 측 "특조위가 대통령 7시간 밝히겠다고 한 것이 문제"

 

▲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박근혜 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이 첫 재판에서 나란히 혐의를 부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실장의 변호인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사실관계나 법리 모두에서 무죄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특조위 방해 혐의로 자신과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이 이미 기소돼 1심 판결을 받았다며 '이중기소'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했다.

변호인은 검찰 공소장에 이 전 실장의 구체적 행위가 명시돼 있지 않아 방어권에 지장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전 실장과 함께 기소된 현기환 전 정무수석·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안종범 전 수석 등의 변호인도 비슷한 논리를 내세우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의 변호인은 검찰의 전제를 반박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검찰은 마치 특조위가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종료된 것이 오직 정부의 방해 때문인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특조위가 파행된 것은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히겠다는 극히 정치적 결정을 한 다음에 여러 정쟁이 발생하면서 활동 기간이 줄어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는 할 수 있지만, 이를 벗어나 대통령의 사생활을 파악하겠다는 결의를 한 것이 문제"라며 "청와대 비서실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정책 결정을 직권남용으로 문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도 검찰에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의 공모와 관련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청와대 행적조사 안건 의결에 대응해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임용 절차를 중단시키고, 필요한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아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파견공무원 복귀와 예산 미집행 등을 통해 특조위 활동을 강제로 종료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헌 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청와대 행정관에게 교체방안을 검토하는 문건을 작성해 보고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1월 세월호 유가족으로부터 고소·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한 끝에 이 전 실장 등 관련자 9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