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병점·화산 등 민원 지속
기준치 초과에 긴급 보수 중
수원과 화성지역 오수·하수 정화시설인 '수원하수종말처리장'에서 최근 기준치를 초과한 악취가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하수종말처리장은 악취를 줄이고 주민 여가시설을 조성하는 등 최신공법으로 전국에서 이례적인 '갈등 없는 기피시설'로 알려졌지만, 이번 사고로 미운털이 박히고 있다.
29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화성 병점·화산·진안 등 지역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되자, 일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악취 발생원은 수원하수종말처리장인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하수종말처리장 내 슬러지(하수 찌꺼기) 건조시설 인근에서 시료를 포집하고 분석하니, 농도가 희석배수 669배 정도로 나타났다. 법에서 정한 하수처리시설 관련 허용기준은 300배로, 두 배 이상 초과한 수치다.
화성시는 매년 수시로 이 시설을 '악취관리시설'로 분류하고 모니터링 해왔는데, 기준치를 넘긴 경우는 처음이었다.
주민들은 악취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반월동까지 민원이 발생한 점을 미뤄 하수종말처리장 반경 약 4㎞까지 악취가 퍼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병점동 주민 A씨는 “집에서 여름이면 창문을 열고 사는데 코를 찌르는 냄새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심지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현장조사를 완료한 그달 하수종말처리장 운영 주체인 수원시에 개선명령을 통보했고, 수원시는 악취저감장치 확충 등 조치를 벌이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3월부터 시작한 악취 민원이 6월 들어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기준치 초과는 처음이고 실제 주민들이 피해를 겪을만한 정도라 신속히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하수종말처리장을 혐오시설로 바라보는 주민의 시선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995년 화성 송산동 일원에 설립된 이곳은 당초 주민과 상생을 이룬 시설로 유명세를 탔다.
하수처리시설은 지하화하고 상부공간에 골프장, 체육공원(테니스장·족구장·농구장·축구장 등), 생태공원 등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기피시설'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상당한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저감 시스템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6억여원 예산을 긴급 확보해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공사가 끝나면 주민들의 피해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원하수종말처리장으로 4개 하천(수원천·서호천·황구지천 등)을 거쳐 유입되는 수원지역 오수·하수 물량은 매일 52만t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화성지역 일부 물량도 처리 중이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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