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는 억 소리, 옆동넨 악 소리


국제도시, 12·16 대책 이후

신·구축 할 거 없이 억대 차익

5억 아파트 7억으로 뛴 반면

가좌동 등 동반 하락 초토화

 

정부가 지난 17일 인천 연수구, 남동구와 함께 서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데에는 청라국제도시 역할이 컸다. 지난 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 중 하나로 개발이 시작된 청라국제도시는 올해 서구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한국감정원이 부동산테크 홈페이지에 공시한 서구 237개 아파트 단지의 매매 평균가를 지난해 12월16일과 6월15일 두 기간 기준으로 분석해 상승률을 줄세워 본 결과, 상위 20곳 중 17곳이 청라동에 위치해 있었다. 1위부터 20위까지 평균 상승률은 26.11%다.▶관련기사 7면

많이 오른 단지들 개별 사례를 보면, 반년 만에 '억' 소리 나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12월16일 매매 평균 가격이 5억4125만원이던 청라 A 아파트는 6개월 만에 1억9525만원이 올랐다. 작년까지만 해도 5억원대였던 아파트가 상반기 중에 7억원대 매물로 성큼 올라선 것이다. A 아파트는 1000세대가 넘는 비교적 대단지다. 세대당 집값 상승분 2억원씩, 1000집이면 반년 동안에 단지 시세 차익이 단순 계산으로 2000억원이다. A 아파트뿐만 아니다. 근처 B 아파트는 같은 기간 4억2000만원에서 5억5750만원으로 가격이 32.74% 뛰었다.

일반 부동산시장에서 외면받는 구축도 청라에서만큼은 예외다.

청라국제도시에 2012년 지어져 일대에선 비교적 초창기 아파트로 분류되는 C 아파트는 지난해 말(12월16일) 4억4500만원에서 6월15일 현재 1억3250만원(6월15일)이 더 붙어 5억7750만원이다.

청라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구에서 가장 많이 오른 동네가 청라다. 서울 접근성 등 지리적 위치가 훌륭하고 이미 형성된 인프라에 더해 앞으로 들어올 서울도시철도 7호선과 각종 시설 등 호재가 상당하다”며 “6·17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나 문의가 줄어들긴 했으나 이미 청라 내 물량 공급이 끝났고 교통망 연결 등 사업이 진척되면 결국 청라 가격은 현재보다 더욱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라가 부동산값 잔치로 재미를 볼 때 서구 아파트 10% 이상(31개)은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 가좌중학교를 중심으로 한 5개 단지는 가격 동반 하락으로 초토화됐으며, 불로동(5개)과 왕길동(4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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