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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부동산 지역 균등 정책] 재건축 호재 있으면 모를까 … 원도심은 여전히 내리막
[불평등한 부동산 지역 균등 정책] 재건축 호재 있으면 모를까 … 원도심은 여전히 내리막
  • 곽안나
  • 승인 2020.06.29 20:12
  • 수정 2020.06.29 20:17
  • 2020.06.30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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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역 인근 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소식 돌자
반년 만에 70% 가까이 오른데 비해
인근 가좌동 단지는 1000만원 넘게 떨어져

신도시·원도심 집값 변동률 양극화에 이어
부동산 자극 요인 따라 구도심 내 동별 격차도 심각

지역·주택 유형별 부동산 손익 천지 차이에도
현실 들여다보지 않은 겉핥기 식 규제 개선 필요

 

1986년 인천 서구 가좌동에 들어선 235세대 D 아파트 단지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2월16일 1억4750만원에서 6월15일 1억3300만원으로 반년 새 1000만원 넘게 떨어졌다.

비슷한 연식인 근처 E 아파트는 같은 기간 467만원, F 아파트는 458만원 각각 하락했다.

가좌동과 마찬가지로 서구에선 원도심으로 구분되는 불로동 내 아파트 단지 5곳도 지난해 12월16일에 견줘 집값이 깎였다. 1998년 입주를 시작한 불로동 G, H 아파트는 각각 1458만원, 479만원씩 떨어졌다. 왕길동에선 1군 브랜드로 분류되는 I 아파트가 6개월 만에 2500만원 이상 급락했다.

서구 원도심 내 오래된 아파트가 값이 뛰는 경우는 교통망 확대로 신규 역세권으로 편입되거나 재개발·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높아질 때뿐이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석남역 근처 한 아파트는 소규모 재건축 건축사업 추진 소식이 돌면서 지난해 12월 1억원(1억817만원) 남짓 되던 집값이 지난 15일 기준 1억8334만원까지 치솟았다. 상승률로 치면 69.49%다.

재건축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인근 다른 아파트도 6개월 만에 43.58% 집값이 올랐다. 집주인들은 집값으로 지난해보다 약 8000만원을 더 벌었다. 신도시에 밀려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원도심 내에서도 부동산을 자극하는 각종 요인에 따라 동별로 혹은 동 안에서도 주거 양극화가 극명하다는 얘기다.

서구 석남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구는 신도시 위주로 오르는 게 대부분이고 일부긴 하지만 재건축과 지하철 연결 소식에 집값이 뛰는 일도 있다"며 "지역마다 다 다른데 이 넓은 서구를 한 데 묶어서 규제하면 신도시하고 원도심 간 격차는 더 벌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부가 인천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연수구와 남동구, 서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데에는 무분별한 갭투자(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행위) 등으로 인한 투기를 막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목표가 반영됐다.

하지만 실제 시민들은 위에서 내려온 정책이 지역 동네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청와대 국민게시판에는 6·17 대책이 발표된 다음 날, 인천 계양구민이라고 밝힌 한 청원자의 '저는 부동산 투기꾼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29일 오후 2시 현재 2만858명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글에서 "2015년 20년 된 1100가구가 넘는 24평 아파트를 1억7000만원에 샀고 검단신도시에 분양을 받았다. 다음 주에 중도금 대출 신청을 앞둔 상황에서 6·17부동산 대책으로 검단신도시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대출한도가 달라지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 뒤 입주 때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어떻게 적용받게 될지 모르겠다. 60%라면 입주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40%를 적용받게 되다면 잔금 마련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지금 사는 집도 오래된 아파트다 보니 집값이 오를 이유가 없다"며 "내 집 값이 올라가는 걸 누가 바라지 않겠냐. 그런데 이제 저는 집값 상승보다는 손실을 걱정해야 할 때가 될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평범하게, 부유하지 못하게, 빠듯하게 살고 있는 제가 갑자기 투기과열지구에 아파트 분양권을 가진 부동산 투기꾼이 돼 버렸다"며 "제가 반성을 해야 하는 걸까요?"라고 반문하며 글을 맺었다.

이처럼, 인천 서구와 연수구 등에선 신도시와 원도심 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천지 차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지역별 획일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시세 차익을 얻은 부동산 소유자와 그렇지 않은 부동산 소유자가 같은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동등한 규제를 받게 됐다. 지역 간 주거 양극화에 더해 규제 효율성까지 의심되는 실정이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석남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청라나 루원시티는 아파트 공급이 주이지만 구도심은 빌라나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다. 가격도 다 천차만별이고 집 유형조차도 다른데 이를 한 데 묶어서 규제한다는 발상이 어디서 나왔나 모르겠다”며 “현실을 들여다보지 않고 세분되지 않은 겉핥기식의 규제가 계속될수록 구도심은 죽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민심이 들끓으면서 기초단체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창재 인천시 서구 미래기획단 미래도시협력팀장은 “6.17 대책 이후 구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어 간담회 등을 통해 대응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며 “19일에 국토교통부에 지정 해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2차로 국토부가 원도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관련 데이터를 포함한 현재 서구 투기과열지구 문제안을 가지고 해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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