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김세영 해경 부부]

구조대 남편 만나 접한 '해경' 반해
홍보 관련 일하다 틈틈히 공부 합격
3m 잠수 20㎏ 마네킹 구조 등 체험
국민에 노고 알리는 가교역할 맡아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마 김세영(33·여·오른쪽) 순경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3월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홍보계 소속으로 임관한 김 순경은 해경의 다양한 임무를 익히기에 눈코 뜰 새 없다.

해경이 무슨 일을 하는 직종인지 제대로 몰랐던 김 순경. 그가 해경에 관심을 두게 된 까닭은 지금의 남편을 만나면서다.

4년 전 지인 소개로 만난 현 인천해양경찰서 구조대 소속 김승환(29·왼쪽) 경장. 까무잡잡한 피부에 바다보다 넓은 어깨를 가진 사람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직업이 있었다니!”

대학생 시절 몸무게 반이 넘는 배낭을 메고 팔도강산은 물론 몽골 최고봉 산에 오를 만큼 활동적이었던 김 순경은 해경이라는 직업에 단번에 매료됐다. 디자인 전공을 살려 홍보 관련 일을 하고 있던 그는 해양경찰청 블로그에서 채용 공고를 하나 발견했다.

'2019년 2차 경력채용, 홍보 직렬.'

그 길로 낮에는 회사 생활, 저녁에는 해양경찰이 되기 위한 '공시생' 생활이 시작됐다. 수영 강사 출신인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과 격려는 지친 마음과 강인한 체력을 채우는 밑바탕이 됐다. 그렇게 그는 최종 합격의 영예를 움켜쥐고 해양경찰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3m 수영장 아래로 내려가 20㎏이 넘는 수중애니(마네킹)를 끌어 올리는 구조 실습, 평생 먹을 물을 다 마시고 밖으로 나와 펑펑 울었다. 이렇게 힘든 일을 그 동안 아무 내색 없이 묵묵히 해오고 있었던 남편이 떠올라서다.

익수자 구조, 침수차량 고박 등 위험과 긴장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해경의 숙명, 그 고단함과 외로움을 몸소 느낀 김 순경은 해경의 마음과 어려움을 국민에게 가교 역할을 책임진다.

“해경은 힘들고 위험한 일을 최일선에서 수행하고 있지만 노출이 안 돼 국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홍보 전담 일을 앞으로 맡게 된 만큼 이런 해경들의 노고를 국민 모두가 인식하는 그 날까지 알리고 싶습니다.”

“산을 좋아했던 부인이 저를 따라 바다로 와준 것이 참 고맙습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 됐으니 이제는 동료애를 더해 더욱 사랑 넘치는 부부가 되겠습니다.” (김승환 경장)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