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이승조:도열하는 기둥'전
작고 30주기 회고전 내일 온라인 선공개
1968~1990년 회화·아카이브 140여점
독자적 작품세계·미술사적 위치 재조명
전시공간 개방형 구성 능동적 관람 가능
▲ 이승조 작품 '핵 10'(1968).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한국의 기하추상을 이끌었던 이승조 작가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와 미술사적 위치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이승조 작고 30주기를 맞아 작가의 전 생애를 돌아보는 전시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전을 인스타그램(instagram.com/mmcakorea)을 통해 7월1일 오후 4시 선공개한다.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전은 연대기적 분석을 토대로 작가가 전 생애에 걸쳐 매진했던 '핵(核, Nucleus)'의 예술적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소개한다. 1968년부터 1990년까지 그가 창작한 회화 작품 90여 점과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전위적인 그룹 오리진(Origin)과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에 관한 아카이브 50여점을 조망한다.

1968년 원기둥을 모티브로 한 첫 작품부터 가로 5m 대형회화까지 현대도시, 산업발전의 상징으로서 독자적 추상회화의 전형을 이룩한 이승조의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작가가 이룩한 조형적 주제들에 따라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1부 '색 띠의 탄생', 2부 '평면과 모티프의 구축', 3부 '고요한 일렁임', 4부 '음과 양의 변주', 5부 '무한을 향하여', 그리고 1980년대 이후 안성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대작들을 중앙홀에서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구조가 모두 드러나 펼쳐진 전시공간에서 이승조의 구축적인 조형성을 관객이 능동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부 '색 띠의 탄생'에서는 색 면과 색 띠의 나열 사이에서 원기둥 모티프가 처음 등장한 '핵 10'(1968)과 오리진의 '제 3회 ORIGIN 회화전'에 출품됐으나 대중에게 소개된 적 없던 '핵 G-70'(1969)을 선보인다. 2부 '평면과 모티프의 구축'과 4부 '음과 양의 변주'에서는 하나의 악상으로 출발한 원통형 모티프가 이루어내는 축적된 양상들과 수 많은 가능성의 변주를 보여준다. 3부 '고요한 일렁임'에서는 절제와 반복적 행위로서의 작업 세계를, 마지막으로 5부 '무한을 향하여'에서는 이승조 회화의 정수로서, 형상과 바탕의 위계가 사라진 균질한 진동과 파장의 공간이 펼쳐진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일관적인 제목인 '핵'은 이승조가 지향했던 조형의 본질이며, 원자핵과 같이 미시적인 세계와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을 횡단하는 사유의 장이 된다.

전시를 기획한 이정윤 학예연구사는 “생전에 '한국 화단에서 보기 드문 엄격한 기하학적 추상의 한 전형을 이룩한 화가'로 평가받았던 이승조는 회화의 아방가르드(Avant-garde)를 위해 철저한 자기분석을 모색한 작가였다”며 “이승조 회화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시대와 조응하는 진취적인 개척자로서의 새로운 이승조 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기자 zoey05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