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환구시보>가 재미 있는 기고문 하나를 실었다. 덴마크와 독일의 여론조사기관이 53개국 12만명 시민을 상대로 자국 및 다른 나라의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대해 평가 조사를 했는데 세계 대다수 국가의 시민들이 중국의 방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유독 미국, 일본, 한국의 시민들이 미국이 중국보다 방역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결과가 나온 것이었다.

6월28일까지 중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8만 3500명, 누적 사망자 수는 4634명이다. 코로나 사태가 2달 정도 늦게 시작된 미국은 6월27일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259만 6000명을 넘었으며 누적 사망자 수는 12만 8000명을 넘었다. 그리고 확진자 수는 하루 4만명 정도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 사실을 보면 미국이 중국보다 방역을 잘하고 있다는 결론을 결코 내릴 수 없다. 그러나 왜 미국, 일본, 한국의 시민들이 중국의 방역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환구시보>기고문은 이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었다. 첫째, 미국이나 한국 및 일본의 시민들은 '작은 정부'를 선호하고 과도한 통제 등 강력 조치들이 자유와 프라이버시 등 개인 권리를 침범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일본과 한국 국민들의 친미 성향이다. 셋째, 오랜 동안 지속해온 중국에 대한 부정적 언론이다.

물론 이러한 이유들은 부분적으로 설득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번 전염병 발원지인 중국에 대한 혐오감, 중국언론에서 자국 방역 방식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과 교만감, 과도한 홍보의 역효과가 있지 않을까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중국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발했을 때 중국정부가 과감하게 도시와 주택단지를 봉쇄해 음력설 기간 인구의 대이동을 통한 전염경로를 최대한 막았다. 또한 소위 '집중역량판대사(集中力量辦大事, 힘을 모아 큰 일을 해내다)'라는 체제적 장점을 활용해 전국의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짧은 기간 내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진정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언제나 특수한 상황에서 특수한 시기에 부득이 취하는 수단일 뿐이다. 또한 중국에서만 시행 가능한 '중국특색'의 조치다. 이후 중국언론에서 일방적인 찬양과 과시는 엄청난 사회적 고통과 대가를 무시한 처사이고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중국 답안지 베끼기' 운운하는 것은 우물 속 개구리로 되었다.

한국과 일본은 자국의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의료기반 시설, 정확한 감염자 색출 시스템, 과학적 진단진료 수단과 신속하고 과감한 대처를 통해 중국처럼 도시나 단지를 녹다운하지 않아도 효과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진정시켰다. 또한 정부의 대규모 구제조치 덕분에 경제사회의 활력도 점점 살아나고 있다.

6월 초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또다시 감염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부 단지와 지역은 녹다운되었다는 소식도 전하고 있다. 감염자가 집중되어 있는 풍타이(豊臺)구 책임자도 면직 당했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나라도 고립된 섬이 아닌 이상 100% 감염경로를 차단하거나 감염자 제로상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오고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전세계가 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안고 가야 할 것 같다.

사람의 목숨은 무엇보다고 귀하다는 말은 틀림없다. 그러나 현 추세를 보면 중국의 강력하고 엄격한 녹다운 방역이 지속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국민들이 견뎌내야 할 고통과 경제 사회적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차라리 감염자 제로라는 '미션 임파서블'을 과감하게 버리고 일본이나 한국과 같이 상황의 호전에 따라 빨리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환구시보> 기고문은 이웃인 한국과 일본 국민의 중국 방역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대해 '유감'이라고 하며 한일 양국 국민도 중국을 바라보는 '유색 안경'을 내던졌으면 하는 바람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유감'보다는 서로 다른 실정과 남의 장점을 인정해야 하고 또한 남의 부정적 평가에 대해 우선 '오신(吾身, 자신)'을 성찰해야 하지 않을까?

 

 

장충의 중국 치하얼학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