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취소·연기 행사 전국 2500여건
인천도 분야 막론 예술인 수입 줄었는데
시, 재산 등 따져 30~50만원 보조 그쳐

 

인천 소극단에서 활동하는 배우 A씨는 올해 들어 한 번도 무대에 선 일이 없다. 지난해 11월이 마지막 공연이었다.

올해 4월과 5월에 연극 2편, 뮤지컬 1편을 선보이려 준비하던 참이었는데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에 단원끼리 모여 연습하는 것조차 중지됐다. 인천 내 대부분의 문화예술시설과 공연장도 문을 닫았다.

처음엔 5월이 되면 잦아들거라 생각하고 서로 독려했다. 인천의 한 공연장에 하반기 연극을 위한 무대 대관을 신청해 놓기도 했다.

그러다가 6월15일부터 시설들이 재개관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민간·사설 공연단체들도 조심스럽게 다시 활동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또다시 무섭게 번지는 전염병 탓에 인천 문화예술계는 거듭 고꾸라지고 말았다. 재개관은 무산됐으며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왔다.

A씨의 수입은 몇 달째 0원이다. 버티다가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지만 애매한 나이에 구하는데도 거의 없어 실패했다. 몇 차례 인력시장을 거쳐 '막노동'을 한 게 전부다.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천 공연예술계가 스러지고 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사태가 예술계 미치는 영향과 과제'에 따르면 지난 1~4월 사이 취소·연기된 현장예술행사는 전국적으로 2500여건으로 피해금액이 523억원대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술인 중 거의 90%가 수입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인천 연극계를 포함해 무용, 클래식, 대중음악, 미술, 국악, 전시 할 것 없이 모든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수입원이 되어 줄 현장 무대가 전무한 상황이고 온라인으로 전환된 공연 방식은 공립 시설을 기반으로 한 극히 일부만이 누릴 수 있다. 무대 설치와 관련된 조명, 음향, 제작 업체도 연쇄적으로 일거리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이들에 대한 생계 지원은 척박한 형편이다. 인천시가 관내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30~5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재산 유무나 다른 가구원 소득 기준에 따라 선정되는 데 장벽이 높다.

최근 인천문화재단이 약 5억원 규모로 인천형 예술인 지원사업을 공모했는데 51건 선정에 212팀이 몰려 이런 절박함을 실감케 했다.

인천의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문제는 이 난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제2·제3의 코로나에 대비한 공연계 체질 탈바꿈이 필요한 부분은 알겠으나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