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 유증상 … 수십명 입원
일부는 '햄버거병' 의심 증세
신장기능 나빠져 투석치료도

보건당국, 역학조사·방역 최선
▲ 25일 오후 안산시 상록구 한 유치원에서 일명 '햄버거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폐쇄된 어린이집 마당에 놀이기구가 보이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안산 유치원 식중독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나오기 시작한 식중독 증상 어린이가 100명까지 늘어난 데다 일부 원생은 용혈성 요독증 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인다.

25일 안산상록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전체 원생 184명인 A유치원 어린이 중 일부가 식중독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날까지 식중독 유증상자는 100명에 달한다.

이중 현재 31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14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의 일종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의심 증세를 보인다. 특히 5명은 신장 기능이 나빠져 투석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HUS는 지난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햄버거병은 병원성 대장균의 일종인 장 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돼 발생하며, 주로 덜 익힌 고기,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 오염된 채소 등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

일반적인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1~2주 정도 지켜보면 후유증 없이 호전하지만, 환자의 10% 이하는 햄버거병으로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햄버거병 환자의 절반가량을 투석치료와 수혈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안요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 출혈성 대장균은 가열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는 음식은 제대로 익혀 먹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여름철 소아에서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주로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및 방역 조치에 나섰으며, A유치원 원아 184명과 교직원 18명 등 202명의 검체를 채취해 조사했다. 가족 58명과 식자재 납품업체 직원 3명 등 84명의 관련자에 대해서도 검사를 벌이고 있다.

A유치원은 지난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도 관계자는 “사안이 시급하다고 판단, 질병관리본부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며 “추가 감염을 차단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식중독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경기도교육청 전체를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아이들이 속히 치료를 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교육지원청과 본청에서 치료비 등 후속 조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병선·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