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숙 건설교통위원

 

전통적으로 인천 연고의 야구팀을 응원하러 가면 다 함께 부르는 노래가 있다. 김트리오의 '연안부두'라는 대중가요다. 연안부두는 인천국제공항과 더불어 수도권 관문이자 서해안 최대 연안여객터미널로 최근 국제여객터미널이 새롭게 이전하기 전까지 국내 연안과 국제 여객·화물 운송을 담당해왔다.

인천 앞바다에는 서해5도를 포함한 아름다운 섬들이 있고, 소래포구와 월미도 문화관광지구가 있지만, 해양도시 인천이라는 이미지보다는 단순히 중국과 제주도 갈 때 이용하는 여객터미널이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연안부두와 함께 그 배후에는 가히 수도권 최대 어항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종합어시장을 비롯한 횟집거리와 밴댕이 회무침거리에서 수많은 수산물이 유통되고 있다. 19세기 후반 인천 개항과 함께 형성된 수산물 유통시장은 인천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오면서 1975년 연안부두 일대를 메워 현재 위치에 형성됐다.

이곳에는 태안을 비롯한 서해와 남해, 심지어 제주도에서 활어와 싱싱한 수산물이 직송돼 온다. 이들 수산물은 수도권 곳곳의 도소매업에 유통된다. 부산의 자갈치시장과 서울의 노량진시장과 비교해도 해수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어시장인 것이다.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연안부두의 자연산·양식 활어, 어패류 유통으로 연간 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 외의 소매업과 상가들의 매출을 고려한다면 매출은 더 높을 것이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시의 세수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이러한 일을 전담으로 담당할 부서가 해양항공국 수산과의 일개 팀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담당 직원도 팀장 포함 3명이 전부이다. 부산시는 시 본청에 해양수산물류국이 존재하며 수산유통가공과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비슷한 인구 규모와 항구를 갖고 있는 도시이지만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천은 특별히 2500만 수도권 인구를 고객으로 두고 있고, 옹진군의 수많은 섬과 서해에서 나오는 풍부한 수산물을 직접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업무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업무의 양과 중요성을 따져봤을 때 3명의 한 팀으로는 그 일을 담당하기에 역부족이며 과 단위로의 승격과 전담인력의 충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안부두 인근 연안동을 가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인천종합어시장과 주변 상가들은 노후화가 심각해 안전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주변도로는 화물차와 활어차들로 인해 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또한 접근성마저 열악해 자가용이 아니면 접근이 어려움에도 주차 공간 또한 매우 부족해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점은 바다와 항구를 끼고 있는 최대 어항임에도 횟집이나 어시장 어느 곳에서도 바다를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컨테이너 회사 등 물류회사들이 해안가를 가리고 있고, 보다 근본적으로 해안가 철조망이 바다를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강남 접근성을 장점으로 미사리의 활어 유통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고, 해외로부터 수산물을 수입해 유통하는 평택항이 성장하면서 국내 최대의 활어유통센터인 연안부두의 경쟁력 있는 현대화 시설 건립이 절실하다.

신국제여객터미널의 개항으로 인한 연안여객터미널의 국제 여객 운송과 화물 유통 기능이 이전됐고, 최근 인천 내항 재생사업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안부두 종합어시장과 횟집거리, 밴댕이 회무침거리 등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곳에 대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부서가 인천시에 신설되길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