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가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성적과 무관하게 지급하던 애향장학금을 폐지하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장학제도를 바꾸면서 학부모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23일 동구에 따르면 구는 지역 고교·대학교 신입생들에게 교육 복지 차 제공하던 애향장학금을 폐지하고 올해부터 학업이 우수한 대학생 50명을 선발해 한 명당 3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애향장학금은 2015년부터 운영된 장학제도로 동구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는 고교·대학교 신입생들에게 각각 45만원, 50만원씩 지급돼왔다. 이 장학금은 학교 성적과 관계없이 동구지역 학생들에게만 지원되는 혜택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애향장학금이 폐지되고 학업우수 장학금으로 대체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부모들은 사전 공지 없이 장학제도를 변경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A(48)씨는 “지난번에도 장학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을 미리 알리지 않고 진행해 학부모들이 반발했는데 이번에 또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바꿨다”며 “애향장학금 덕분에 지역에 대한 고마움과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젠 성적으로 장학금을 주겠다고 하니 섭섭한 느낌이 든다”고 털어놨다.

장학제도가 엘리트 교육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장수진(민·비례) 동구의원은 “동구만의 장학제도가 엘리트 교육을 지향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장학제도가 소외된 청소년들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소외계층에 대한 우선 선발 기준을 추가해 장학 혜택이 더 많은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장학금을 다 줄 수 있으면 좋지만 장학기금의 이자 수입이 점점 줄고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선별해서 지급하게 됐다”며 “장학금은 학업 격려를 위해 주는 것인데 소액으로 나눠주게 되면 복지수당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장학제도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