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세현 한신대 재활상담학과 교수

 

“발달장애인 가족의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발달장애인 당사자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면 가족들이 겪는 부담도 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세현(사진) 한신대학교 재활상담학과 교수는 21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가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우선이 아니고, 우선순위를 발달장애인 당사자에게 먼저 두어야 한다는 게 남 교수 생각이다.

남 교수는 “최근 발달장애인 가족의 극단적 선택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물론 발달장애인 가족이 겪는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했을 때, 발달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가족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발달장애 당사자가 행복하다면 분명 가족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뒤따를 것이다. 즉,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책이야말로 가족을 위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남 교수가 생각한 방안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활동 공간 마련'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도록 노동 권리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사실 발달장애인은 특수학교를 졸업하더라도 마땅한 일이 없어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 당장 직업이 없다 보니 이들은 개인적인 욕구가 있더라도 이를 분출할 수 없는 셈이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면 발달장애인 지원센터를 통해 직업 등 개별화 지원 계획을 수립해야만 한다.

남 교수는 “발달장애인이 무엇을 할지, 어디에 있고 어떤 일을 할지 등은 본인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독립성을 대체로 보장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낮에 발달장애인들이 의미 있는 활동을 한다면 가족들 역시 개인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코로나19 사태 이후 발달장애인 관련 시설이 문을 닫은 것을 두고 남 교수는 급격한 환경 변화로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원격 전문가 컨설팅' 활용을 제안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원격 시스템을 통해 발달장애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눈으로 확인하고 즉석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며 “아울러 가족들을 위한 심리 상담 등의 시스템 환경까지 구축한다면 극단적 선택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막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